연말 '합창' 선율, '메시아' 화음을 만나다

입력 2021-12-01 18:16   수정 2021-12-01 23:42


연말을 앞두고 공연장 곳곳에서 합창 연습이 한창이다. 코로나19 탓에 곡의 길이를 줄이고 곡 편성을 축소했던 지난해와 달라진 모습이다. 100여 명의 연주자를 무대에 세우고 원곡을 그대로 부른다. 올해 말에는 이처럼 대규모 합창곡을 들려주는 음악회가 잇따른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이달 16~1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송년음악회 ‘오스모 벤스케의 합창교향곡’을 열고 베토벤의 ‘교향곡 9번(합창)’을 들려준다. 오스모 벤스케 서울시향 음악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소프라노 캐슬린 킴, 테너 박승주 등이 무대에 오른다.

KBS교향악단도 24일 예술의전당에서 제773회 정기연주회를 열고 서울시향과 같은 레퍼토리를 들려준다. 피에타리 잉키넨 지휘자가 악단의 음악감독으로 선임된 뒤 처음 지휘석에 오르는 무대다. 소프라노 이윤정, 테너 김우경 등이 협연한다.

베토벤의 교향곡 9번은 매년 송년음악회에서 연주되는 고정 레퍼토리 중 하나다. 베토벤이 1824년 독일 시인 프리드리히 실러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서 쓴 생애 마지막 교향곡이다. 인류애를 주제로 고통에서 환희로 이어지도록 곡을 구성했다.

이 곡은 웅장한 화음과 변화무쌍한 전개 덕분에 매년 말이면 세계 곳곳에서 연주된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희망을 기원하는 데 적합한 곡이라서다. 베를린 장벽이 붕괴됐던 1989년 크리스마스 당일 베를린 공연장에서도 레너드 번스타인이 이 곡을 청중에게 들려줬다.

가장 유명한 부분은 4악장에서 흐르는 ‘환희의 송가’다. 베토벤이 인류의 형제애를 가장 강조한 악장이다. 장중한 오케스트라 선율 속에서 베이스가 부르는 ‘아, 벗들이여. 이런 가락이 아니라 더 즐겁고 환희에 찬 노래를 함께 부릅시다’라는 구절이 곡 전체의 주제를 축약한다.

성탄절을 앞두고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를 통해 합창의 정수를 만끽할 음악회도 잇따라 열린다. 국립합창단은 3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헨델의 메시아’를 공연한다. 합창단의 윤의중 예술감독이 지휘하고 이윤정(소프라노), 김세일(테너), 정민호(카운터테너), 우경식(바리톤) 등 정상급 성악가가 협연한다. 서울시합창단은 이충환 한국예술종합학교 지휘과 교수와 함께 17~1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헨델, 오라토리오 메시아’를 선보인다. 서울모테트합창단도 21일 예술의전당에서 제119회 정기연주회를 통해 같은 작품을 들려준다.

헨델이 1841년 작곡한 메시아는 하이든의 ‘천지창조’, 멘델스존의 ‘엘리야’와 함께 세계 3대 오라토리오로 꼽힌다. ‘예언과 탄생’ ‘수난과 속죄’ ‘부활과 영생’ 등 3부로 구성돼 있으며, 전체 53곡에 걸쳐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의 독창 아리아를 비롯해 이중창, 합창 등을 다채롭게 들려준다.

메시아는 종교적 색채가 강한 음악이지만 280년이 지난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걸출한 오페라 작곡가였던 헨델이 노래에 극적 요소를 더한 덕분이다. 합창곡이지만 한 편의 오페라를 보는 듯 감상할 수 있다. 드라마틱한 전개에 서정적인 표현이 더해져 웅장하고 성대한 감흥을 안겨준다. 백미는 2부 마지막에 등장하는 합창곡 ‘할렐루야’다. 1850년 영국에서 초연됐을 때 국왕 조지 2세가 감명받아 불쑥 일어섰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지금도 할렐루야를 부르기 시작하면 청중이 일어서는 전통이 남아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합창단원 전원이 마스크를 쓰고 노래를 부른다. 공연 개막 전에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해 음성이 나온 단원만 무대에 오른다는 설명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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