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해외지수형 ETF로 수익률 60~80%…올들어 18조 ‘뭉칫돈’

입력 2021-12-01 17:17   수정 2021-12-09 15:33

‘테마’와 ‘서학개미’. 올해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급성장은 두 단어로 요약된다. 테마·해외지수형 ETF가 빛나는 수익률을 앞세워 운용 규모(순자산총액)를 키웠다. 자산운용사들은 이런 흐름에 맞춰 새로운 해외 대표지수를 추종하거나 글로벌 유망 테마에 투자하는 ETF를 경쟁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ETF 순자산 70조원 돌파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국내 상장 ETF 524개의 순자산 총합은 70조3946억원으로 70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5월 ETF 순자산 규모가 60조원을 넘은 지 약 6개월 만이다. 순자산은 ETF의 시가총액이다.

2002년 삼성자산운용이 국내 첫 ETF ‘KODEX 200’을 선보인 뒤 시장이 10조원 규모로 커지는 데 약 10년이 걸렸던 걸 감안하면 비약적인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까지 국내 ETF는 대표지수를 따라가는 게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종목이 다양해졌다. ETF 투자 수요가 커지다 보니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이색 ETF 상품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5년 전 국내 상장 ETF는 250여 개에서 현재 526개까지 늘었다. 새로운 ETF는 해당시장의 키워드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메타버스, 2차전지, 미래차 등 유망 테마에 투자하는 ETF가 속속 상장됐다. 세계 최초로 골프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테마형 ETF ‘HANARO Fn 골프테마’도 나왔다. 자산운용사들은 조만간 글로벌 메타버스 ETF 등 새로운 테마·해외지수형 상품을 내놓기 위해 준비 중이다.

거래 규모도 커졌다. ETF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2002년 327억원에 불과했다. 지난달엔 2조6466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미국 대표지수·2차전지 ETF 순자산 ‘쑥’
올 들어 순자산이 크게 늘어난 ETF를 살펴보면 대부분이 해외 대표지수를 좇아 수익을 내거나 유망 테마에 속한 글로벌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는 올 들어 순자산이 3조원 가까이 늘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다음으로 순자산 증가폭이 큰 상품은 미국 기업들을 담은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TIGER 미국나스닥100’(1조1087억원),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1조479억원), ‘TIGER 미국S&P500’(9214억원) 등이었다.

‘삼천피(코스피지수 3000)’를 지키는 것조차 버거운 국내 증시와 달리 해외 지수들이 내달리자 관련 상품에 돈이 몰리고 있다. 연초 이후 순자산이 가장 크게 줄어든 ETF는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TIGER 200’이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3.6% 뒷걸음질한 반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3.4% 올랐다. 연일 신고가를 경신 중인 베트남(VN)지수는 31.9% 상승했다.

‘TIGER 글로벌리튬&2차전지SOLACTIVE(합성)’(7581억원), ‘KODEX 2차전지산업’(7163억원), ‘TIGER 2차전지테마’(7146억원) 등 2차전지 테마에 집중 투자하는 ETF 역시 올해 투자 자금을 끌어모았다.
연초 이후 수익률 상위 ETF는
해외지수형 ETF와 테마형 ETF가 승승장구한 가장 큰 비결은 수익률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초 이후 지난달까지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인 ETF는 ‘KINDEX 블룸버그베트남VN30선물레버리지(H)’다. 83.31% 급등했다. 그다음은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TIVE’로, 이 기간 수익률이 73.26%다.

퇴직연금 수요가 늘어난 것도 해외지수형 ETF 인기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퇴직연금 계좌에서는 해외에 상장된 개별 종목과 ETF에 투자할 수 없다. 하지만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해외형 ETF는 투자 가능하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테마·해외지수형 ETF 투자 열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각국의 기준금리 인상, 실적 피크아웃(고점 통과) 우려 등으로 국내 증시가 단기간에 극적인 반등을 보여주긴 힘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등장으로 미국 증시가 조정받은 걸 오히려 매수 기회로 삼은 서학개미가 적지 않다”며 “올 들어 미국 대표 지수의 힘을 실감한 개인투자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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