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와의 갈등으로 이틀째 당무를 거부했다. 내부 인선과 선거 전략 등을 놓고 양측 입장차가 크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이 대표는 갈등 이유에 대해 입을 굳게 닫고 있다. 이 대표의 칩거가 장기화하면 윤 후보의 리더십이 타격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대표에게 연락했는가’라는 질문에 “본인이 휴대폰을 꺼놓고 있다고 했기 때문에 무리하게 연락하는 것보다 부산에 있다고 하니 생각도 정리하고 당무에 복귀하게 되면 (만나겠다)”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가 당무에 복귀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질문엔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민주적인 정당 내에서 다양한 의견 차이와 이런 문제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며 “합의점을 찾아서 나아가는 것이 민주적 정당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당내에선 이 대표가 맡은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의 실제 역할을 두고 윤 후보 캠프 측과 이견차가 크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이 대표는 언론 홍보와 SNS 관리, 행사 기획 등 업무를 총괄하려 하지만 경선부터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활동해 온 홍보 전문가들이 이 대표 권한 확대를 꺼린다는 것이다.
선거캠프에서 홍보미디어 업무는 LG애드 출신 광고전문가인 유현석 홍보실장과 tvN 예능 PD 출신인 이상록 홍보특보 등이 담당하고 있다. SNS 관리는 윤 후보의 부인인 김건희 씨 측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 후보 측과 이 대표 측 모두 “홍보 영역의 업무 분담이나 인사로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정책총괄, 조직총괄 등 다른 본부에서도 혼선이 있다는 게 내부 전언이다. 캠프의 다른 한 관계자는 “정책총괄을 맡은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뜻과 관계없는 인사들이 합류하고 있어 원 전 지사 측이 곤란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윤 후보와 이 대표 측이 진솔한 대화 없이 명분 쌓기용 대외 메시지만 늘어놓는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이 대표가 예고 없이 장 의원의 지역 사무실을 찾아간 것도 전날 권 총장의 행보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날 권 총장이 이 대표의 서울 노원병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했지만 이 대표를 만나지 못했다.
권영세 선대위 총괄특보단장은 “선대위 체제가 완비되지 않아서 발생하는 여러 부작용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며 “서둘러 내부 소통과 협업을 원활하게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이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선거 활동에선 이런 위기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며 “바닥 민심을 잘 헤아려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성상훈/좌동욱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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