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쳐서 태어난 아이" 손가락질에…철없던 엄마의 눈물

입력 2021-12-06 16:16   수정 2021-12-06 16:29


10대에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철없던 엄마의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현재 30대가 된 A 씨는 "당시 남편도 저도 철이 없었다"면서 "18세, 어린 나이에 임신까지 덜컥했지만 좋은 부모가 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어디 가서 기죽지 않게 공주처럼 키운 딸이 어느 날 '엄마 아빠가 젊어서 좋은데 안 좋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면서 "친구들에게 엄마 아빠 나이 얘기하면 다들 반응이 싸해진다고 하더라"라고 했다. 일부 사이가 안 좋은 친구는 A 씨 딸에 대해 '사고 쳐서 태어난 아이다', '가정교육을 제대로 못 받았다'는 식으로 비난을 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A 씨는 "아이가 저희 때문에 상처받는 것 같아 정말 미안하고 속상하다"면서 "정작 아이는 아무렇지 않은데 계속 신경이 쓰인다. 제가 10대에 출산한 일이 그렇게 잘못한 일인가"라고 조언을 구했다.

네티즌들은 "낙태보다는 책임감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반대로 고등학교 다닐 때 사고 쳐서 낳았다면 제 자식이 그런 아이와 친하게 지내는 게 달갑지만은 않을 것 같다", "죄는 아니지만 제 사돈으로는 굳이 맺고 싶지 않다. 지금까지 무탈하게 키워왔으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정상적인 가정에서 정상적으로 큰 아이들은 고등학교 때 사고 쳐서 아이 낳는 경우 거의 없다. 어릴 때 사고 쳐서 따님 낳고 여태 잘 키웠다고 아무리 자부한들 사람들 편견은 어쩔 수 없다", "지금 딸이 연애해서 아이 낳는다고 생각해봐라. 딸이 엄마와 똑같은 나이에 임신하고 키우는 걸 권유하진 않을 것 아닌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임신 이후에는 임신 상태를 잘 유지하기 위해 심리적 안정과 육체적 건강에 신경써야 한다.

하지만 청소년 산모는 경제 육체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이기 쉽다.

10대에 성관계해서 임신했다는 사회의 따가운 시선에 점점 불러오는 배를 안고 학업을 해야 한다는 부담도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학교를 자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로써 사회와 단절되며 학력 등의 문제로 취업의 기회 또한 좁아지게 된다.

10대의 임신은 사회문제에 그치지 않고 의학적인 문제까지 연결될 수 있다.

미성년자 임신은 빈혈, 자궁기능부전, 저체중아, 선천성 기형, 신생아 사망률 증가, 임신성 고혈압 등으로 연결된다. 특히 만 14세 이하의 임신 경우에는 신체적 미성숙으로 인해 저체중아 출산 등의 위험성이 증가한다.

또한 10대 임신은 높은 낙태율로도 연결된다. 2009년 산부인과학회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 임신의 경우 85%가량은 낙태를 선택한다.

최근에는 임신한 고등학교 1학년생이 임신유튜버로 활동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일부는 책임있는 행동이라고 격려하고 응원했지만 한 네티즌은 "애초에 임신이 안되게 하는 게 책임감 있는 거다. 스스로의 능력으로 키울 수 없는 상황에서 본인, 부모님, 아이 미래까지 생각하는 게 책임감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배정원 대한성학회 회장은 "청소년들에게 현실적인 성교육 정보를 전하기 위해서는 성에 대해 금기시하기보다는 제대로 된 성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배 회장은 "아이들은 특유의 낙천성이 있어서 ‘나에게는 안 좋은 일이 안 일어날거야’라고 생각한다"면서 "성관계를 가질 때도 ‘내가 임신을 할리가 없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배 회장은 "어른들 중에서도 성지식이 없는 분들이 많다. 성에 대해 말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상, 청소년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성교육 자체를 부끄러워 하기도 한다"면서 "누구보다 자신의 몸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자신을 사랑하고, 나아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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