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수렁에 빠진 바이든

입력 2021-12-10 17:27   수정 2021-12-11 00:05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으로 그는 점점 더 바이러스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최근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에 대비한 새로운 방역 지침을 발표했다. 미국 정부는 입국자들에게 항공편 탑승 전 24시간 이내에 검사한 코로나19 음성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마스크 의무화도 확대하고, 백신 접종을 늘리기 위한 캠페인도 강화했다.

이제 좀 나아질 수 있을까. 우리가 이번엔 바이러스를 이길 자신이 있을까. 물론 그렇지 않다. 코로나19로 지친 세상이 깨달은 것이 있다면 전염성이 강한 호흡기 질환을 쉽게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백신은 심각한 질병을 예방하지만 전염을 막지는 못한다. 아무리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나 봉쇄를 해도 전염을 막을 수는 없었다. 바이러스는 정부의 행정명령을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바이든 정부는 코로나19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방역 조치만 무한 반복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확산할 때마다 더 많은 제한 조치를 내놓는다. 하지만 이런 방역 활동이 실패할 때마다 대중의 신뢰를 잃는다. 올해 1월 바이든 대통령은 바이러스를 “몇 달 안에 통제하겠다”며 198쪽짜리 계획을 내놨다. 지난 3월부터는 백신 접종 확대 등을 포함한 대규모 코로나19 경기 부양책도 펼쳤다. 그 뒤 여름철 코로나19가 재확산하자 연방정부 직원들과 계약업체들에 백신 의무화 조치까지 꺼내들었다.

이런 바이든 정부의 전략이 실패하고 있다는 것은 여론조사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정치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방역 정책에 대한 미국인들의 지지도는 올 초 취임 선서 이후 크게 하락했다. 그는 지난 두 달간 최악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학교 마스크 의무화 조치는 일부 학부모들을 격분시켰다. 누가 언제 어디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지, 누가 언제 백신 접종을 해야 하는지 등 수시로 변하는 지침에 대한 짜증도 나오고 있다.
"수시로 바뀌는 방역 조치 논란
바이든 지지율 갈수록 떨어져"
미국인들은 올 초만 해도 백신 주사가 정상으로 돌아가는 길목이라고 여겼다. 지난 6월 바이든 대통령은 “즐거움과 자유의 여름”을 약속했다. 그러나 올여름과 가을에는 백신 접종을 한 사람들에게도 적용되는 완전히 새로운 규제들이 이어졌다. 이번 주 새 규칙과 함께 발표된 백악관의 성명은 학교 휴교와 사업장 폐쇄 가능성도 다시 한번 경고하고 있다.

최근 백악관 보좌관들의 발언을 보면 바이든 정부의 실패는 놀랄 일이 아니다.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은 이번 주 트위터를 통해 “더 강력한 코로나19 대책이 더 강력한 경제적 결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가 인플레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코로나19와의 싸움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인플레이션이 퍼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사람들이 서로에게 기침을 해서가 아니다.

재임 중에 불가능한 것을 계속 약속하는 것은 정치적 배임이다. 백악관은 올봄 코로나19와의 싸움을 재설정할 기회가 있었다. 빠른 백신 출시와 보급 등을 바탕으로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할 수도 있었다. 또 확진자 숫자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오히려 이를 백신 접종 독려로 활용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대부분의 중증 환자는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바이든 정부는 언젠가 자신들의 정치적 운명이 어디에도 가지 않는 바이러스와 연관돼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바이러스와 결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그것에 굴복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Biden’s Covid Quagmire’를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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