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넘기는 반포 '디에이치라클라스' 조합 보유분 매각

입력 2021-12-13 17:25   수정 2021-12-14 00:32

서울 서초구 반포동 ‘디에이치라클라스’ (사진) 보류지가 지난 10월과 11월에 이어 또다시 주인을 찾지 못했다. 보류지는 재건축 조합이 향후 소송 등에 대비해 일반에 분양하지 않고 남겨둔 물량이다.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서울 주택 매수세가 약해진 상황에서 최저 입찰가도 시세보다 싸지 않아 수요자의 외면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디에이치라클라스 재건축 조합은 지난 10일 보류지 네 가구를 대상으로 공개 입찰을 벌였지만 모두 유찰됐다. 삼호가든맨션3차를 재건축해 올 5월 입주한 단지다.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6개 동, 848가구 규모다. 전용면적 50~132㎡로 구성돼 있다. 보류지는 전용 59㎡ 한 가구, 전용 84㎡ 세 가구다. 최저 입찰가는 전용 59㎡(C) 27억원, 전용 84㎡(A·B·C) 33억원으로, 1·2차 입찰 때와 동일하다. 전용 84㎡는 지난달 초 기록한 신고가와 같은 금액이다.

조합은 10월과 11월에도 보류지 매각을 추진했다. 10월에는 보류지 다섯 가구가 전부 유찰됐고, 지난달 2차 입찰 땐 전용 59㎡ 한 가구만 주인을 찾았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최근 집값 매수세가 위축된 상황에서 보류지 최저 입찰가가 시세와 별반 차이가 없어 수요자 반응도 시큰둥해지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은평구 수색동 ‘DMC 롯데캐슬더퍼스트’(수색4구역 재개발)와 서초구 ‘래미안 리더스원’(서초우성1차 재건축), 은평구 응암동 ‘녹번역 e편한세상캐슬’(응암2구역 재개발)도 보류지 일부 또는 전체 매각에 실패했다.

하지만 상당수 재건축 조합이 잇단 보류지 매각 유찰에도 보류지 몸값을 낮출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조합은 최저 입찰가를 오히려 높이며 매수 대기자와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다. 강동구 상일동 ‘고덕롯데 캐슬베네루체’(고덕주공7단지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보류지 세 가구(전용 59·113㎡)에 대한 공개 입찰을 벌였지만, 한 가구도 팔리지 않았다. 당시 조합 측은 지난 3월 입찰 때보다 최저 입찰가를 전용 59㎡는 1억원, 전용 84㎡는 1억5000만원 높게 책정했다.

조합들은 ‘보류지 매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합이 보류지를 시세보다 지나치게 싸게 내놓을 경우 조합원의 반발에 부딪힐 수도 있다”며 “당분간 보류지 입찰가를 놓고 조합과 매수 대기자 간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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