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이 10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면서 가격 지지를 위해 정부가 시장 격리를 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농업협동조합 등 생산자를 중심으로 격리를 요구하던 것을 넘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까지 시장격리 필요성을 역설했다.이들은 쌀 값이 큰폭으로 떨어졌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재 쌀 값 수준은 평년 대비 20% 가까이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쌀시장 격리는 농업계와 호남 지역 민심이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사안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개정된 양곡관리법에 따라 쌀 생산자단체의 초과생산량이 예상생산량의 3% 이상인 경우나 수확기 가격이 평년 가격보다 5% 이상 하락할 경우 정부는 쌀을 매입해 시장에서 격리시킬 수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쌀 20kg당 도매가격은 지난 14일 기준 5만3060원이었다. 한달 전 5만3780원에 비해 1.3% 하락했다. 1년 전 쌀 값이 5만6216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5.6% 낮은 수준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쌀 값이 크게 낮아져 시장 격리가 필요하다는 농민들과 이 후보의 주장이 타당해보인다. 하지만 1년 전이 아닌 최근 5년간 등으로 시야를 넓히면 쌀 값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년 전인 2019년 12월엔 쌀 20kg를 4만7040원이면 살 수 있었다. 그때와 비교하면 올해 가격은 13.2% 높은 것이 된다. 시계를 더 돌려 5년 전으로 돌아가면 2016년 12월 쌀 가격은 3만2400원에 불과했다. 5년 전보다 64.3% 값이 오른 것이다.
지난 14일을 기준으로 평년 가격을 계산하면 4만5125원으로 나온다. 올해 12월14일 가격인 5만3060원은 이보다 17.6% 높은 것이 된다. 평년은 올해를 제외한 최근 5년 중 최고값과 최소값을 제외한 3년의 평균 값을 뜻한다.
올들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고공행진 중인점도 쌀 시장격리 필요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통계청이 이달 초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9년11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농축수산물이 7.6% 오르는 등 장바구니 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농민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쌀값을 올리는 정책을 썼다가 소비자 물가가 더 오르면 국민적 피해는 더욱 극심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