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덕기공, 사활 건 R&D…60억 빚 털고 다시 날다

입력 2021-12-15 17:53   수정 2021-12-16 01:40

스카핑(scarfing)이란 철강 반제품인 슬라브 표면의 기포 결함 및 불순물을 가스 절단 원리를 활용해 매끄럽게 제거하는 공정이다. 자동차 강판 등 고급 강판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제철소의 핵심 공정으로 꼽힌다. 부산의 산업기계 부품 제조업체 삼덕기계공업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스카핑 유닛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삼덕기계공업은 스카핑의 노즐이 내뿜는 화염 및 유동 해석, 스카핑 유닛 모듈 설계 기술, 초정밀 복합가공기술 등 자체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스카핑 유닛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제철, 포스코, 세아베스틸, 동국제강 등 국내 주요 철강회사를 협력 업체로 두고 있다. 이 업체는 임직원 15명, 연매출 약 20억원의 비교적 작은 규모지만 국내 스카핑 유닛시장의 약 90%를 점유하고 있을 만큼 탄탄한 매출 구조를 갖췄다.

삼덕기계공업은 2012년 국내 한 대형 협력 업체가 의뢰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핵심 부품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2년6개월에 걸쳐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추가 공장과 설비를 마련하는 등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하지만 협력 업체가 양산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면서 약 60억원의 빚을 떠안게 됐다. 결국 2014년 6월 기업 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조중래 삼덕기계공업 대표(사진)는 전량 일본, 유럽 등에서 수입했던 스카핑 유닛을 국산화에 나섰다. 그는 홀로 2년간 연구개발(R&D)에 매달린 끝에 2016년 스카핑 유닛 개발에 성공했다. 그는 “우리 업체를 계기로 회생기업도 재기하기 위해선 R&D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삼덕기계공업은 2019년 10월 기업 회생절차를 졸업했다. 지난해부턴 일본 철강업체에 스카핑 유닛을 수출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재기 가능성이 큰 재도전 기업인을 지원하는 기술보증기금의 ‘재도전 재기지원보증’을 통해 보증지원 5억원을 받았다. 이를 통해 고용을 두 배로 늘리고, 제조 공장을 확장 이전하는 등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증한 수주 물량을 소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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