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미콘업계 1위인 유진기업과 동양, 유진투자증권 등을 보유한 국내 대표 중견그룹 유진그룹이 건자재 유통시장 진출 8년 만에 매출이 40배 늘며 시장 선두권에 올라섰다. 건자재 유통업계의 ‘하이마트’로 변신한 유진그룹은 이 사업을 수년 내에 레미콘 매출을 뛰어넘는 핵심 성장엔진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유진그룹은 철근과 H빔 등 형강, 단열재, 고강도 콘크리트(PHC)파일 분야에선 국내 다섯 손가락안에 꼽히는 주요 유통업체다. 이밖에 목재, 시멘트, 모르타르, 벽돌, 단열재, 석고보드, 바닥재, 타일, 위생설비, 가전, 가구, 창호 등 국내에서 가장 많은 33개 분야 3000여종의 건축자재를 취급한다. 건축 내외장재부터 마감재에 인테리어자재까지 취급하지 않는 품목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주로 KCC, LX하우시스,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등 국내외 300여곳으로부터 건자재를 조달해 삼성물산,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등 1300여곳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KCC와 LX하우시스 등 제조와 유통을 함께 영위하는 업체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유통만 취급하는 업체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국내 최대 규모인 150명의 건자재 품목별 전문가를 구축한 것도 매출 상승의 비결이다. 주로 자체 생산 제품 시세에만 관심이 있는 다른 건자재업체와 달리 유진그룹은 철근 형강 단열재 등 모든 유통 제품별 전문 인재를 육성해 국제 시세와 등락 이슈를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또 빠른 현장 납품을 위해 전국에 건자재 전문 영업소 5곳, 사업장 25곳, 물류센터 1곳도 구축했다. 정진학 유진기업 사업총괄 사장은 “5월 ‘철근 대란’사태 등 위기상황에 유진그룹의 진가가 드러나면서 거래 고객이 급증했다”며 “품목별 핵심 인재를 육성해 국제 건자재 시장 흐름을 정확히 예측한 것도 고객이 늘어난 배경”이라고 말했다.
초기 그룹내 반발도 있었다. “레미콘 사업도 1위를 유지하기 벅찬데 영업까지 해야하느냐”는 직원들의 불만이었다. 하지만 유 회장은 직원들에 ‘하이마트의 DNA’를 심어주며 전문 인재를 키우며 사업을 일관성있게 끌고 나갔다. 2007년 국내 최대 가전 유통업체인 하이마트를 인수해 4년간 경영해온 노하우도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올해 상반기 건설수주는 사상 첫 90조원을 돌파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건자재 유통시장 호조를 예고하고 있다. 유진그룹은 내년 건자재 유통 매출 목표를 올해보다 15%증가한 5200억원(유진기업 4000억원, 동양 1200억원)으로 잡았다. 유진그룹은 수년내 현재 1조원 규모인 레미콘 매출을 건자재 유통사업이 따라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레미콘 사업의 경우 매년 발생하는 불법 파업으로 노동 비용이 갈수록 늘어나는 반면 건자재 유통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판단에서다. 세계 최대 집수리 전문점인 에이스 하드웨어의 국내 총판기업인 유진그룹은 건자재 기업·소비자간(B2C) 시장도 공략하고 70여국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해외 건자재 조달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건자재 물류센터 추가 구축도 검토중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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