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만원짜리 장난감?"…크리스마스 선물 사러 갔다가 '한숨'

입력 2021-12-22 22:00   수정 2021-12-22 23:22


"조카한테 줄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했는데…가격이 만만치 않네요."

직장인 박수원 씨(30)는 최근 초등학생 조카에게 선물할 장난감을 고르러 백화점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조카가 갖고 싶어하던 레고 가격이 20만원을 넘었기 때문. 더 저렴한 제품을 고를까도 망설였지만 기대하던 조카카 실망할까봐 어렵게 지갑을 열었다. 그는 "장난감 가격이 그야 말로 장난이 아니다"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장난감 값도 가파르게 뛰고 있다.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제품들이 즐비하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자녀에게 장난감 선물을 하는 것도 부담스럽단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22일 통계청의 '품목별 소비자물가지수' 자료에 따르면 올해(11월 기준) 장난감 가격은 107.41을 기록했다. 1년 전(2020년 12월 기준·106.54)에 비해 0.81% 증가했다. 장난감물가지수는 △2016년 100.97 △2017년 105.23 △2018년 105.99 △2019년 105.88 △2020년 106.54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각광받는 장난감 제품은 애니메이션이 방영돼 인기를 끈 '캐치!티니핑'이나 '신비아파트', 스테디셀러 '헬로 카봇' 등 캐릭터 완구다. '타요' '뽀로로' 등 완구 매출도 높다.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나 고가의 브릭 제품 '레고' 인기도 높다.

아이들 선물이라고 해도 가격은 결코 만만치 않다. 여아들에게 인기가 많은 '티니핑 (마법)봉'은 하나에 19만원이나 한다. 레고도 작은 것은 1만~2만원대지만 인기가 높은 상품은 20만~30만원부터 많게는 80만원 이상 줘야 살 수 있다. 최근 인기를 끌었던 제품 중 하나인 '타이타닉'의 경우 판매 가격이 85만원에 달했다.

세 아이를 둔 주부 양모 씨(43)는 자녀들 크리스마스 선물이 부담스럽다고 했다. 그는 "아이들이 사달라는 장난감을 선물로 주고 싶은데 너무 비싸다. 셋이 원하는 선물을 다 사려니 30만원이 훌쩍 넘는다"면서 모두 사주지 못할 것 같다고 속상해했다. 손자에게 줄 15만원 상당 로봇 선물을 산 정모 씨(65)도 "장난감은 한 철인데 이렇게 비싸게 사야 하나 싶었지만 손자가 좋아하는 모습을 생각하니 살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저출산 기조 속에 각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쓰는 비용이 늘었고, 모방·경쟁심리 탓에 비싼 장난감이 출시되고 있다고 봤다.

이처럼 비용 부담이 늘자 일부 부모들은 해외 직구(직접 구매)나 중고 구매, 대여 등의 방법을 찾고 있다. 회사원 박모 씨(32)는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이 금방금방 바뀐다. 친척이나 이웃들에게 물려받거나 중고 마켓을 뒤져 저렴하게 구입하려 한다"며 "최근에도 15만원대 '실바니안 패밀리' 장난감을 3만원에 '득템'해 아이가 잘 갖고 논다"고 귀띔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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