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단숨에 글로벌 낸드 2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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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12-22 19:33   수정 2021-12-23 01:50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를 위한 9부 능선을 넘었다. 차일피일 결정을 미뤘던 중국 당국으로부터 사업 인수를 승인받는 데 성공했다. 몇 가지 형식적인 절차를 거치면 중요한 인수 작업이 모두 끝난다.
중국 정부와 윈윈
2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에 필요한 총 8개 국가당국의 규제 심사를 거쳐야 했다. 이번 중국 승인이 마지막 관문이었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 등 세계 각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해지며 중국의 심사 승인이 불발되거나 장기간 지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실리를 챙겼다고 해석한다. 자국 내 반도체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 인수를 승인했다는 설명이다. 미국과의 외교·무역 분쟁 탓에 기업 투자가 위축되면 오히려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멀어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태원 SK 회장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국 정부를 적극 설득했다”고 말했다.

중요한 인수 절차는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 규모는 약 10조원으로, 한국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2016년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80억달러)를 뛰어넘는 금액이다.

사업 인수가 마무리되면 삼성전자를 포함한 한국 기업의 낸드 시장 점유율은 50%를 넘어선다. SK하이닉스가 1위 삼성전자를 본격적으로 추격하는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D램 시장서도 기술력 존재감
SK하이닉스의 이 같은 결단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하게 됐다.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서버용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인수 부문엔 낸드플래시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도 포함돼 있는데 특히 기업용 SSD의 경우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이 가동하는 데이터센터 서버의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세계 기업용 SSD 시장은 2019년 105억달러(약 12조원)에서 2024년 307억달러(약 3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용 SSD에서 인텔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인텔은 중앙처리장치(CPU) 개발 과정에서 쌓은 솔루션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업용 SSD 시장 세계 2위(29.6%)에 올라 있다. SK하이닉스(7.1%)와 합치면 삼성전자(34.1%)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라선다.

SK하이닉스가 일본 기옥시아에 지분 투자한 것까지 감안하면 SK하이닉스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미국 사모투자펀드인 베인캐피털 등과 함께 총 4조원을 기옥시아에 투자했다. 현재 기옥시아의 기업 가치는 34조원 정도로, 투자 당시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SK하이닉스는 D램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단일 반도체칩으로는 최대 용량인 24Gb(기가비트) DDR5 제품의 샘플을 출하했다. 극자외선(EUV) 공정을 활용한 10나노 4세대(1a) 기술이 적용됐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의도 순조롭게 되고 있다”며 “낸드플래시뿐 아니라 D램 시장에서도 기술 주도권을 갖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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