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땀한땀 쌓아올린 초콜릿 트리 케이크…25만원이 안 아깝다

입력 2021-12-23 17:02   수정 2021-12-30 16:33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두 번에 걸쳐 먹는다. 눈으로 한 번, 입으로 한 번.”

서울 주요 특급호텔에선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이렇게 내놓는다. 맛은 기본이고 모양·디자인까지 살뜰하게 챙긴다. 누구든 케이크 상자를 열었을 때 감탄사가 나올 정도는 돼야 진열대에 올린다. 럭셔리한 연말연시를 보내려고 비싼 케이크에 돈을 아끼지 않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연말연시를 기념하는 자리에 케이크는 빼놓을 수 없다. 왁자지껄한 송년회 대신 집에서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로 얻는 행복) 콘셉트로 여는 홈파티에선 특히 그렇다. 이왕이면 더 보기 좋고 특별한 케이크를 사서 분위기를 띄운다. 벌써 몇몇 특급호텔은 연말까지 케이크 예약 판매가 마감됐다. ‘럭셔리 연말연시’ 열풍이 불고 있다.
‘화이트 트리 스페셜’…일반 케이크 가격의 10배
올겨울 국내에서 가장 비싼 호텔 케이크의 가격은 25만원이다. 서울 강남에 있는 조선팰리스가 판매하는 ‘화이트 트리 스페셜 케이크’다. 일반 제과점에서 파는 2만원대 케이크의 10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통상 호텔 케이크 가격이 5만~12만원대인 것과 비교해도 초고가다.

그래도 이 케이크, 팔린다. 조선팰리스 측이 예상한 판매량을 최근 넘겼다. 조선팰리스 관계자는 “가장 럭셔리한 케이크로 연말을 기념하고 싶어 하는 수요를 겨냥해 좋은 재료를 엄선해 특별한 디자인으로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화이트 초콜릿을 한 땀 한 땀 쌓아 올려 크리스마스트리 형태로 만든 게 이 케이크의 특징이다. 언뜻 보면 장인이 빚은 장식품 같다.

비싸도 호텔 케이크를 구하려는 예약 전쟁은 치열하다. 호텔 케이크를 예약하려면 12월 초부터 서둘러야 한다. 서울 신라호텔은 24~25일 판매할 7만~8만원대 크리스마스 케이크 예약 판매가 12월 중순도 되기 전에 마감됐다. 신라호텔 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케이크 판매량이 28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재료 숙성·디자인 수작업에 당일 생산…비싼 이유는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의 올겨울 대표 케이크는 6만8000원짜리 ‘둘세 초콜릿 몽블랑’이다. 슈가 파우더로 눈 쌓인 크리스마스트리를 표현했다. 이 케이크는 일반 제과점에서 흔히 쓰는 밀크 초콜릿보다 가격이 3~4배 비싼 프랑스산 둘세 초콜릿이 주재료다. 충남 논산 농장에서 수확한 설향딸기를 얹은 ‘딸기 마스카포테 케이크(6만3000원)’가 두 번째로 많이 팔린다.

정국진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셰프는 “재료 숙성부터 디자인까지 수작업으로 당일 생산하기 때문에 신선도가 높다”며 “케이크를 미리 대량 생산했다가 얼려두는 일반 프랜차이즈 제과점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세상에 하나뿐인 케이크…특별한 순간엔 지갑을 연다
꼭 호텔이 아니라 제과점에서도 비교적 비싼 4만원대 주문제작 케이크를 선호하는 이들도 있다. 원하는 문구, 그림을 새겨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케이크’를 즐길 수 있는 게 장점이다. SPC그룹의 고급 베이커리 브랜드 ‘패션5’는 웬만한 호텔 케이크보다 비싼 ‘드림 오브 화이트(9만5000원)’로 럭셔리 소비층을 공략하고 있다. 프랑스의 삽화가인 마리 아말리아와 협업해 눈 덮인 산을 표현했다. 송유나 패션5 기획총괄담당 대리는 “구매자에게 특별한 순간을 선물하겠다는 목표로 기획했다”며 “고급 케이크는 외관을 감상한 뒤 사진을 남기고 맛을 느끼는 재미가 있다”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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