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칩거를 끝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기자회견은 비교적 차분히 진행됐다. 목소리 톤은 가라앉았고 감정이 격해졌을 때 나오던 과격한 손짓도 없었다. 메시지 역시 비교적 간결했다. 그동안 많은 비판을 받아온 매머드급 선거대책위원회와 가족 비리 의혹에 대해 “오롯이 후보인 본인 책임”이라며 “확실히 다른 모습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럼에도 지지층 사이에선 대선을 두 달여 앞두고 ‘선장’을 대거 갈아치우는 전례없는 변화에 동요하는 분위기도 느껴졌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석열 1기 선대위의 가장 큰 실책은 윤 후보 고유의 ‘정치적 이미지’를 만들어내지 못한 것”이라며 “무능력한 문재인 정부와 대비되는 윤 후보만의 이미지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선대위 자체가 해산되면서 당초 목표했던 ‘군살 제거’는 성과를 내게 됐다. 윤 후보는 향후 조직 개편 방향에 대해 “의사결정기구인 선대위와 그 산하 본부를 전부 해체하고 선거대책본부 중심으로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체제로 바꿀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괄상황, 정책, 조직, 직능, 홍보미디어, 종합지원 등 6개 총괄본부 조직 중 정책총괄을 제외한 4개 본부는 규모를 줄여 총괄상황본부 아래 두는 방안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조직 개편은 윤석열 선대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목돼온 선대위와 후보 비서실 인사 간 알력 다툼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한 중진 의원은 “권성동, 윤한홍 의원 등 이들 지역에 지역구를 둔 윤 후보 측근들이 선대위를 주도하면서 비롯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소위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린 이들 측근이 선대위에서 물러나면서 이런 지역주의 선거 전략이 바뀔 여지가 커졌다는 관측이다.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임명된 권영세 의원이 지역구를 수도권에 두고 있다는 점도 궤를 같이한다.
2030을 겨냥한 선거 전략도 바뀔 공산이 크다. 윤 후보는 이날 2030을 향해 반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선대위 쇄신 방향을 얘기하면서 “실력있는 젊은 실무자들이 선대본부를 끌고 가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지지율 하락 이유를 설명하면서 “지금까지 2030세대에 실망을 줬던 행보를 반성하고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지난달 선대위 출범 당시만 해도 우위를 보였던 2030세대 지지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측으로 옮겨가고 있는 현실을 반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선대위 개편에 대해 “큰 틀에서 봤을 때 제가 주장해왔던 것과 닿아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와의 관계 회복과 관련해선 “권영세 의원에게 ‘연습문제’를 드렸고,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신뢰나 협력관계에 대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날 밤 “젊은 세대의 지지를 다시 움틔울 수 있는 것들을 소위 ‘연습문제’라고 표현해 제안했는데 그 제안이 방금 거부됐다”며 “윤 후보의 무운(武運)을 빈다. 당대표로서 당무에 충실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를 적극적으로 돕지 않을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좌동욱/이동훈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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