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한 달 넘게 게걸음하고 있다. 같은 기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10%포인트 급락해 이 후보가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음에도 민주당 내에서 ‘답답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여당에서는 지지율 정체의 원인인 수도권 부동산 민심을 얻지 못하면 국민의힘 내홍에만 의지하는 ‘천수답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 후보는 1위를 수성하고 있지만 민주당 내에선 불안감이 감돈다. 이 후보 지지율이 한 달째 36%에 머물고 있어서다. 같은 기간 윤 후보는 배우자 김건희 씨의 학력·경력 위조 논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및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의 내홍 등 논란으로 지지율이 10%포인트 급락했다. 지난해 11월 19일 발표된 여론조사 기준으로도 윤 후보 지지율이 16%포인트 빠지는 동안 이 후보 지지율은 5%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윤 후보 지지율 하락의 반사이익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안 후보는 이 기간에 8%포인트 상승했다.
이 후보가 유튜브 출연과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을 통해 이슈 선점에 성공했는데도 지지율이 정체됐다는 점도 당내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내부 단속이 마무리된 윤 후보와 ‘제3지대’로 떠오른 안 후보가 지지율을 회복하면 언제든 1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 후보가 출연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 인터뷰가 (윤 후보와의) 상대적 호평 속에 60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공약 발표 등 여러 호재에도 지지율이 정체된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후보에게서 빠진 표가 안철수나 허경영에게 갈지언정 이 후보에게 가지 않는다”며 “언제든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지역 구도상 영남 인구가 호남을 압도하고, 윤석열 후보가 충청 연고를 자처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수도권에서 15%포인트 이상 격차를 벌리지 못하면 윤 후보를 이길 수 없다”며 “수도권 유권자들에게 종부세 부담과 집값 급등, 공급난과 전세난이라는 산적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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