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잡는 나노, 친환경 암모니아 뛰어든다

입력 2022-01-10 17:24   수정 2022-01-11 01:10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주범이자 초미세먼지의 원인 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제거하려면 탈질 촉매 필터가 반드시 필요하다. 발전소, 제철소, 석유화학사, 쓰레기 소각장 등 오염된 공기를 내뿜는 모든 공장에 필수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제품이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나노는 국내 탈질 촉매 필터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1위 업체다. 대형 선박용 시장에선 세계 선두권이다. 세계 5대 탈질 촉매 필터 제조업체 반열에 오른 이 회사는 현재 일본 유럽 등 선진국뿐 아니라 중국 인도 베트남 대만 등 12개국에 필터를 수출하고 있다. 나노는 최근 탄소중립 시대를 겨냥해 ‘무(無) 탄소’ 연료인 암모니아 사업에도 진출했다.
따라올 수 없는 ‘고밀도’ 설계 능력
탈질 촉매 필터의 핵심 경쟁력은 설계 기술이다. 탈질 성능을 높이려면 필터 내 구멍이 많아 가스와 닿는 면적이 넓어야 한다. 그렇다고 구멍만 많으면 벽이 얇아지기 때문에 내구성도 높아야 한다. 섭씨 450~500도 고온의 배기가스가 빠른 속도로 부딪쳐도 구멍이 손상되지 않아야 한다.

나노가 자랑하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및 대형 선박 엔진용 벌집 모양 탈질 촉매 필터는 이를 모두 충족하는 제품이다. 가로 15㎝, 세로 15㎝ 면적에 직경 1㎜ 미만 크기의 구멍이 5000여 개나 뚫려 있다. 배기가스에 암모니아를 뿌려주면서 이 필터를 통과시키면 질소산화물이 필터 내 촉매 물질과 반응하며 인체에 무해한 질소로 변환된다. 신동우 나노 회장은 “구멍이 많으면서도 내구성이 뛰어난 필터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2005년 나노가 탈질 촉매 필터를 국내에 공급하기 전까지만 해도 한국 시장의 90%는 독일 바스프와 일본 미쓰비시히타치(MHPS) 등이 차지했다. 전세가 역전되기 시작한 건 2010년부터다. 현재 나노 제품은 국내 대부분 발전소에 쓰이고 포스코를 비롯해 현대제철 에쓰오일 SK에너지 등에 광범위하게 공급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선박 엔진에도 대부분 나노의 필터가 장착돼 있다. 나노는 핀란드 바질라 등 글로벌 선박 엔진 제조회사에도 납품하고 있다.
대학교수에서 창업가로 변신
1999년 직원 4명으로 시작한 나노는 창업 초기 연매출 2000만원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450여 명이 일하는 연매출 1000억원대의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나노 매출의 40%는 발전소용 필터, 40%는 철강·정유·소각로업체용 필터, 나머지 20%는 선박용 필터에서 나온다. 대기오염에 대한 글로벌 규제가 강화되면서 나노 매출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Fact.MR에 따르면 세계 탈질 촉매 필터 시장은 지난해 2조2000억원에서 2030년 4조8000억원 규모로 연평균 8.6% 커질 전망이다.

창업주인 신 회장은 원래 장래가 촉망되는 교수였다. 한양대 공대와 KAIST를 나온 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원과 영국 케임브리지대 박사과정을 거쳐 1995년부터 국립 경상대 교수로 재직했다. 재료공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논문 100여 편을 발표했다. 한국 공학기술 분야 최고 권위 단체인 한국공학한림원에 올해 가입한 21명의 산업계 정회원 가운데 유일한 중소 제조업체 오너이기도 하다. 신 회장은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제자들에게 직접 일자리를 만들어주겠다는 생각으로 창업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암모니아 신(新)사업 도전장
나노는 올해 상반기부턴 탈질 촉매에 필요한 암모니아를 공급한다. 인도네시아에서 직접 암모니아를 조달하면서다. 도입 예상 물량은 국내 연간 탈질 촉매 물량(12만t)의 8%인 1만t이다. 나노는 2024년까지 이를 10만t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암모니아는 탈질 촉매 단계뿐 아니라 발전 연료로도 쓰인다.

신 회장은 “탈질 촉매에 필요한 원료(이산화 티타늄)부터, 필터, 설비, 암모니아까지 나노가 한꺼번에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며 “국내 암모니아 공급이 부족한 시점이 올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요는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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