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논란' 류영준 결국 사퇴…위기의 카카오 돌파구 찾을까

입력 2022-01-10 17:20   수정 2022-01-11 01:17


류영준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가 자진 사퇴했다. 카카오페이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치우면서 ‘먹튀’ 논란을 촉발한 책임을 지는 모양새다. 작년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카카오는 연초부터 차기 리더십 공백 가능성, 이미지 쇄신 등의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

카카오는 10일 류 내정자(현 카카오페이 대표)가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공시했다. 카카오는 “이사회는 최근 크루(직원)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숙고해 류 내정자의 자진 사퇴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류 내정자의 사퇴는 카카오페이 스톡옵션 행사에서 촉발됐다. 지난해 11월 카카오 공동대표로 선임된 그는 카카오페이 상장 약 한 달 만인 작년 12월 10일 카카오페이 임원들과 카카오페이 주식 900억원어치를 시간외 블록딜로 매각했다. 현재 카카오페이 대표인 그는 회사 상장 과정에서 “금융 혁신과 주주 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457억원을 먼저 현금화해 사태를 자초했다.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비판이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보통 경영진이 주식을 내다 팔면 시장은 ‘지금이 고점’이라는 신호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 주가는 작년 12월 10일 19만6000원에서 이날 14만8500원으로 한 달 새 24.2% 떨어졌다. 모회사인 카카오 주가도 같은 기간 12만2500원에서 이날 9만6600원으로 21.1% 급락했다.

카카오페이는 류 내정자가 모회사인 카카오 대표로 이동하면 불거질 수 있는 이해상충 우려를 막기 위해 스톡옵션을 행사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이 같은 해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자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해상충으로 특별히 문제가 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류 대표는 지난 4일 사내 간담회를 열어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와 매도로 인해 불편한 감정을 느꼈을 모든 분에게 송구하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달아오른 논란을 잠재우진 못했다. 카카오 노조까지 나서서 사퇴를 압박했다.

카카오 노조는 최근 창업자 김범수 의장의 책임론까지 제기하면서 류 내정자의 내정 철회를 요구했다. 노조는 카카오 지분 7.42%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에 스튜어드십코드를 발동해 주주총회에서 류 대표 선임 안건에 반대 표결을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정치권이 이번 사태를 쟁점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류 내정자가 서둘러 사퇴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회는 신규 상장 기업의 경영진이 스톡옵션을 일정 기간 행사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일명 ‘카카오페이 먹튀 방지법’을 논의하고 있다. 사퇴와는 별도로 잔불이 남았다는 얘기다.

카카오는 새 리더십에 대한 입장과 계획을 조만간 밝힐 예정이다. 신임 공동 대표 후보군에는 정의정 최고기술책임자(CTO), 정주환 신사업총괄 부사장 등이 거론된다. 여민수 공동대표가 카카오를 혼자 이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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