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에 협박까지…고객 서비스 상담 잘하는 방법, 스타트업서 알게 됐다 [I LOVE K-START UP]

입력 2022-01-14 10:18   수정 2022-01-14 16:44

[한경잡앤조이=제샤 센트비 팀장]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객 서비스가 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고객 서비스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관한 고객의 질문에 답하는 일이기 때문에 충분한 교육을 받는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직업이 고객 서비스 상담사이지만 그 직업을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있다. 바로 ‘뛰어난 기지’, ‘공감 능력’, ‘주도력’이다.

지난 몇 년간 센트비 고객 서비스 담당 업무부터 시작해 고객 경험팀을 이끌면서 나는 통상적으로 단조롭게 일컬어지는 고객 응대 업무의 성격과는 정반대인 흥미로운 순간들을 항상 경험하고 있다.



고객센터로 전화하는 고객들 중에는 서비스에 대해 하나부터 열까지 아주 사소한 것까지 상세하게 설명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고객 스스로 시장조사를 마친 후 센트비가 좋은 환율을 제공하지 않고 수수료에 대한 정보를 숨기고 있다는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런 문의는 어떻게 응대해야 할까. 물론 매뉴얼의 일부를 발췌해 읊을 수도 있고, 고객에게 사과하며 서비스 개선을 약속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센트비 CX팀은 이러한 문의를 받을 때마다 이 상담 경험을 통해 우리의 고객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더불어 상담과정을 통해 고객에게 서비스 강점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여긴다.

우리는 고객의 직접적인 질문 뿐 아니라 그 안에 숨겨진 무언의 질문을 찾아 응답하기도 한다. 센트비는 한국과 싱가포르 정부가 발급한 라이선스를 취득한 회사이고 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며, 만약 수취 은행에 의해 송금 거래가 거절될 경우 고객의 돈을 100% 환불해주는 정책이 있다는 점을 안내한다. 고객이 지금 우리가 제공하는 환율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최고 환율이 아니더라도 쿠폰이나 VIP 혜택 프로그램을 통해 송금 수수료 없이 송금할 수 있다는 점을 안내한다.

기지가 뛰어난 고객 상담사는 자원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도 문제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고객이 처음 질문한 것 이상으로 행간에 숨겨진 속뜻을 읽고 어떻게 고객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예상해 응대하는 것이다.

센트비는 고객들이 힘들게 번 돈을 다루는 글로벌 기업이다. 필연적으로 우리는 민감한 고객들 그리고 단순하게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을 마주한다. 물론 예상치 못한 이유와 현지 파트너의 상황에 따라 송금이 지연되는 경우도 간혹 있다. 이런 일이 발생할 때 고객의 반응은 아주 다양하다. 송금 지연으로 피해를 봤다며 울면서 전화를 하거나 고소하겠다며 협박한 고객도 있었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는 우리 팀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욕설이나 위협적인 말을 뒤로 하고, 돈은 안전하다고 안심시키고 송금 지연이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안내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공감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의 초기 반응을 듣고 즉각 이해하며, 그 고객이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 이해해야 한다. 고객의 컴플레인을 무시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통해 센트비가 진정으로 고객을 생각하고 있고 믿을 만하고 신뢰할 수 있는 회사임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때로는 보람있고 때로는 어려운 순간을 마주하기도 하면서 이렇게 상담을 마치고 나면 우리는 모든 고객과의 대화과정과 그 처리결과에 대한 고객서비스에 대한 의견을 듣고 더 나아가 고객의 추가적인 불편한 점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또한, CX팀은 이러한 교감을 통해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하는 내부 절차를 마련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고액 송금을 자주하는 고객의 의견들을 듣고 내부적으로 상의해 1천만원 이상을 송금할 때는 송금 수수료를 완전 면제하는 정책을 마련할 수 있었다. 또한 고객의 신분증을 식별하는 과정에 대해서 고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었을 때, 우리는 그 인증 과정의 순서를 재정리했으며 결국 더욱 명확한 UX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센트비 서비스를 개선해 온 과정 중 중요한 부분들은 CX팀원들이 주도력으로 고객의 목소리를 회사에 제시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일은 결코 하나의 고객문의가 해결되었을 때 끝나지 않는다. 뛰어난 고객 상담사는 힘든 과제를 부여받았을 때 그 과정 속에서 기회를 찾아내고 이를 회사 차원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끌어올린다.

우리 고객경험관리팀원들은 항상, 모두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족하지 못하는 고객은 계속 존재할 것이고 고객의 피드백이 서비스 개선에 순조롭게 반영되지 않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처럼 모바일 앱서비스가 우리의 삶에 밀접하게 닿아있는 시대라면, 모든 회사가 고객과 더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최신 정보를 들을 수 있도록 돕는 CX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CX팀의 주요 업무인 고객 상담업무가 때로는 쉽고 반복적인 업무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CX팀은 회사 구성원들에게 고객의 목소리를 전달해 회사와 서비스의 성장을 위한 ‘숨겨진 기회’를 찾는 즐겁고 성취감이 있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샤는 한국외대 국제개발 대학원을 졸업하고, UN 인턴 후 한국에서 마케터로 일을 시작했다. 이후 필리핀 지역과 글로벌 CS 매니저, 마케터를 거쳐 서비스 전반에 고객 경험이 중요함을 깨닫고, 센트비에서 고객경험 (CX)팀을 이끌며 한국에 사는 외국인 고객의 서비스 경험 향상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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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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