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기업 CEO들 "인플레 내년까지 간다"

입력 2022-01-14 17:20   수정 2022-01-15 01:18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중 절반 이상이 내년에도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0명 중 8명꼴로 가격 상승 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조사회사 콘퍼런스보드는 글로벌 기업 CEO 917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1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 중 82%는 가격 상승 압력을 겪고 있다고 답변했다. 원자재 가격과 임금 상승이 주된 원인이다.
100명 중 55명 “인플레이션 내년까지”

글로벌 기업 CEO 상당수는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인플레이션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31%는 내년 이후, 24%는 내년 중반이라고 답했다. 100명 중 55명이 올해 인플레이션이 끝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35%는 올해 말까지, 10%는 올해 중반까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 기업 CEO들이 상황을 더 비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 35%가 내년 중반까지, 24%가 내년 이후에도 가격 상승 압력을 피하기 어렵다고 봤다. 미 CEO 10명 중 6명꼴로 인플레이션이 내년까지 갈 것으로 예상한다는 뜻이다.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12월에 전년 동월보다 7% 상승하며 1982년 6월 이후 39년여 만에 최대폭 뛰었다. 여기에 구인난이 심화하면서 임금 인상 압력까지 커진 미국의 현재 상황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노동시장이 완전고용에 도달하면서 인플레이션을 더 부채질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이날 보도했다. 완전고용이란 일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사람이 모두 고용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작년 12월 미 실업률은 3.9%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미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말에는 미국 실업률이 3.5%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손성원 미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는 현재 미 노동시장이 완전고용 이상의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미 관료들도 장기적으로 실업률이 4% 정도면 완전고용으로 볼 수 있다는 분위기다. 완전고용에 이르면 기업들은 근로자를 고용하기 위해 임금을 올려주게 되고 이에 따라 늘어난 비용을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해결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근로자들은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임금을 인상할 것을 사업주에 요구하게 되는 순환고리가 형성된다. 손 교수는 “올해 미 물가상승률은 3~4%, 임금 상승률은 5~6%로 예상된다”며 “임금과 물가가 맞물려 뛰기 시작했으며 일단 시작된 이상 자연 소멸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공급망 병목이 가장 큰 문제”
글로벌 기업 CEO들은 공급망 병목을 인플레이션 압력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구인난, 에너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원재료 등의 공급 부족도 원인으로 지목했다. 각국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급망 병목을 해결할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각 주(州)를 넘나드는 장거리 트럭운전사 자격 나이를 18세로 낮추기로 하고 시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현재는 21세 이상이어야 자격이 주어진다. 공급망 병목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트럭운전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기업 CEO들은 앞으로 1년 동안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처하기 위해 1순위로 비용 절감, 2순위로 가격 전가를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국가별로 기업의 주요 고민거리에는 차이가 있었다. 중국과 일본 CEO들은 코로나19를 올해의 주요 변수로 꼽았지만 유럽 CEO들의 걱정거리 중에선 하위권에 그쳤다. 미 CEO들은 올해 최대 골칫거리로 구인난을 꼽았지만 중국 CEO들에게는 9위에 불과했다.

응답자 중 33%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도 회사 인력 중 40%가 원격근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미 CEO들은 인력의 반 이상인 53%가 원격근무를 할 것으로 봤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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