勞 "인상된 택배비 내놔라" vs 使 "대부분 택배기사 처우개선에 써"

입력 2022-01-14 17:41   수정 2022-01-15 00:30

“14일까지 노사 대화가 불발되면 단식투쟁에 이어 18일 전 조합원이 서울로 상경하는 투쟁을 전개하겠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택배노조의 진경호 위원장이 못 박은 14일까지 택배노조와 CJ대한통운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양측의 대립은 더욱 장기화할 전망이다. 노조는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쳐 결정된 택배비 인상분을 CJ대한통운이 이윤으로 가져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CJ대한통운은 인상분 대부분은 택배기사에게 돌아간다며 노조가 근거 없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우선 노조는 “CJ대한통운이 지난해 택배비를 박스당 170원 올렸는데, 이 중 51.6원만 택배기사 처우 개선에 쓰고 나머지 118.4원은 이윤(총 3000억원 수준)으로 돌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실제 인상분은 박스당 140원이며 이 가운데 100원을 사회적 합의에 따른 분류인력 투입 용도로 쓰고 나머지 40원 중 절반씩을 택배기사 수수료와 회사의 제반 비용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양측은 CJ대한통운이 분류인력 투입 비용으로 계산한 ‘100원’을 두고도 공방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롯데와 한진은 170원으로 책정했는데 대한통운은 100원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기사가 덜 가져간다”는 주장을 편다. CJ대한통운이 설명하는 계산법은 다르다. 회사 측은 “택배비가 2500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분류인력 투입분을 제외한 50%를 기사가 가져가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구조”라며 “2500원에서 170원을 제외했을 때 기사 몫이 많은지 100원일 때 많은지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170원으로 계산하면 기사가 1165원을 가져가지만 100원으로 책정하면 1200원을 가져간다는 설명이다. CJ대한통운은 분류 비용을 100원으로 책정한 이유에 대해서도 “이미 분류 업무가 상당 부분 자동화돼 있기 때문에 다른 회사는 기사 두 명당 분류인력 1명이 필요하지만 우리는 5명당 1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양측의 대립은 ‘진실게임’의 영역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노조의 대화 요구에 CJ대한통운이 ‘근거가 틀렸기 때문에 대화할 주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이는 이유다. CJ대한통운은 지난 6일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에 노조 주장을 투명하게 검증해달라는 공개제안을 했다. 국토부는 양측의 주장에 대한 현장실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기준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의 연평균 소득이 전년 대비 18% 증가한 8518만원에 이르는 점도 CJ대한통운 항변의 근거다. 노조가 말하는 ‘업무시간 증가 없는 소득 증대’가 업계에서 가장 잘 이뤄진 곳이라는 얘기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양측 주장에 접점이 없고 한쪽은 맞고 한쪽은 틀린 상황”이라며 “이를 검증하려면 결국 정부가 나설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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