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검사 효율 AI로 30% 올려

입력 2022-01-16 17:56   수정 2022-01-17 00:54


LG디스플레이는 최근 3년 사이 공장의 제품 검사 업무 생산성이 30% 이상 올랐다. 시간당 업무 처리량이 그만큼 늘고 장비 운용에 들어가는 비용은 감축됐다. 검사 정확도 역시 이전보다 높아졌다. 장비를 좀 더 좋은 것으로 교체했기 때문일까, 검사원의 역량을 끌어올렸기 때문일까. 이진규 LG디스플레이 DX(디지털전환)그룹장은 “여러 요인이 있었지만 핵심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에 있다”고 말했다. 영상 분석에 특화한 AI를 검사 공정에 투입했더니 제품 불량 여부를 더 정확하고 빠르게 판별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 사례는 AI를 잘 활용하면 AI 스피커·콜센터 등 서비스 분야뿐 아니라 제조업에서도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그룹장은 “앞으로는 제조업에서도 AI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며 “AI 기술을 고도화해 제조 지능화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검사·제조·R&D에 두루 쓰이는 AI
LG디스플레이가 디지털 전환의 꽃인 AI를 본격 도입한 것은 2017년이다. 그해 ‘AI/빅데이터실’이란 AI 전담 조직을 만들고 관련 인력을 대폭 충원했다. 현재 LG디스플레이 안에 AI·데이터 인력은 100명을 넘는다.

이 그룹장은 “2016년 알파고가 등장해 AI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다 그즈음 컴퓨팅 파워가 대폭 향상돼 AI 연구를 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제조업에선 AI 활용 사례가 거의 없었지만 회사 미래 경쟁력을 위해 AI 사업에 도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2018년 제품 검사 분야에 AI를 도입했다. 그는 “사람 눈으로 정상, 불량 제품을 판별하던 것을 딥러닝(심층학습) 기술로 AI가 검사하니 업무 능률이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이듬해부터는 제조 과정에도 AI를 투입했다. ‘가상 계측’ 분야가 시작이었다. 이 그룹장은 “증착을 비롯한 디스플레이 제조 과정엔 수많은 변수가 제품 품질에 영향을 준다”며 “변수가 생길 때마다 AI가 결과값을 미리 예측하게 함으로써 고품질 제품 수율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사람으로 비유하면 신체 활동과 환경의 변화에도 최적의 영양 조건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게 해준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제품 불량 발생 시 이를 일으킨 공정과 변수를 빠르게 찾아내는 데도 AI를 활용하고 있다. 이런 노력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수율 향상에 큰 기여를 했다는 게 이 그룹장의 설명이다.
“AI 확대돼도 사람의 창의력은 필요”
OLED 등 디스플레이 시장은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업체 간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이들 기업이 OLED 패널의 성능 향상, 새로운 소재 발굴 등 연구개발(R&D)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디스플레이 R&D에도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다양한 화학 물질의 조합을 AI로 시뮬레이션해보면서 최적의 소재를 찾아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그룹장은 “OLED 신소재 개발에서 AI 성과가 하나둘씩 나올 것”이라고 했다.

공장 안에 있는 수많은 폐쇄회로TV(CCTV)에도 AI를 적용할 계획이다. 그는 “지금은 CCTV를 사후 확인 용도로밖에 사용하지 못하고 있지만, AI 영상 인식 기술을 적용하면 사업장 안전 향상부터 공정 실시간 모니터링까지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활용이 늘어나면 결국 사람은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닐까. 이에 대해 이 그룹장은 “그렇지 않다”고 단언했다. 그는 “AI는 데이터를 학습해 현재 공정 중에 최적의 조건을 찾는 것”이라며 “아예 새로운 공정을 찾아내는 수준의 큰 혁신은 여전히 사람의 창의력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 이진규 그룹장

△1969년생
△서울대 산업공학 학사
△KAIST 산업공학 석·박사
△LG CNS
△LG디스플레이 SCM PI(공급망관리 프로세스혁신) 담당
△LG디스플레이 업무혁신그룹장


글=서민준 기자/사진=신경훈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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