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 떨어진 서학개미…순매수액 60% 뚝

입력 2022-01-17 17:25   수정 2022-01-18 00:36


올해 들어 해외 주식 투자에 나선 서학개미의 ‘화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우상향하던 미국 증시가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여파로 주춤한 영향이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13일까지 서학개미들이 사들인 해외 주식은 9억1142만달러(약 1조870억원)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22억8585만달러(약 2조7260억원) 대비 60.1%나 줄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주식에 이어 해외 주식에 눈을 뜬 개인투자자들은 작년 한 해 해외 주식 26조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해 코스닥 순매수액(약 10조9000억원)을 두 배 이상 뛰어넘은 수치다.

개인투자자에게 낯설기만 하던 해외 주식 투자는 높은 수익률을 바탕으로 2020년부터 주목받았다. 한국경제신문이 미래에셋증권 고객 101만 명(보유 잔액 1000만원 이상)의 지난해 수익률(10월 말 기준)을 분석한 결과 해외 주식 투자자의 평균 수익률(23.94%)이 국내 주식 수익률(10.29%)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코스닥 대신 나스닥을 택한 이유다.


올해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거침없이 내달리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올해 4.80% 하락했다.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도 수익률이 고꾸라졌다. 서학개미 보유 종목 1위인 테슬라는 새해 들어 0.68% 하락했다. 부진한 수익률과 함께 금리 상승기에 테슬라와 같은 성장기술주가 취약할 것이란 우려가 더해지면서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283만달러(약 34억원)가량을 순매도했다.

보유 2위, 3위 종목인 엔비디아, 애플도 같은 기간 각각 8.39%, 2.53% 주가가 하락했다. 서학개미들은 대신 엔비디아와 애플을 올 들어 꾸준히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두 종목은 올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2위, 3위에도 함께 이름을 올렸다. 당장 주가가 부진하지만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에 베팅한 셈이다.

높은 수익률에 익숙해진 투자자들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3배 수익률’에 베팅하는 고위험 상품에 몰려들고 있다. 올해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1위 종목은 나스닥100지수 일간 수익률의 세 배를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상장지수펀드(ETF)’로 집계됐다. 미국 반도체지수 상승률에 세 배 베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ETF’도 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순매수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 투자를 기피하는 현상은 올 들어 두드러졌다. 중학개미(중국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중국 주식 13억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 작년 같은 기간(146억달러) 대비 90% 넘게 급감한 수치다. 이원주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형주와 소형주, 섹터별 실적 차별화가 심화되는 시기인 만큼 인플레이션 수혜 섹터를 매수할 시점”이라며 “높아지는 금리에 따라 고PER(주가수익비율) 종목 대비 저PER 종목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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