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기, 생전에 쓴 편지 공개…"초과이익환수 3차례 제안했다"

입력 2022-01-19 17:24   수정 2022-01-19 23:57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 주무 부서장을 맡아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다가 사망한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생전 작성한 편지(사진)가 공개됐다. 김 전 처장은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넣자고 세 차례 제안했는데 반영되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전 처장 유족 측은 ‘사장님께 드리는 호소의 글’이라는 제목의 편지를 19일 공개했다. 김 전 처장은 지난달 21일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게 보내기 위해 쓴 편지를 남겼다. 경찰은 김 전 처장의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확보한 이 편지를 최근 유족 측에 돌려줬다.

그는 편지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삽입하자고 세 차례나 제안했는데도 반영되지 않았고, 임원들은 공모지원서 기준과 입찰계획서 기준대로 의사 결정을 했다”며 “그 기준대로 최선을 다했는데 마치 내가 지시를 받아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처럼 여론몰이가 되고, 검찰 조사도 그렇게 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장동 업무를 하면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나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팀장)로부터 어떠한 지시나 압력, 부당한 요구를 받은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처장의 친동생도 “형님은 뭔가 결정할 권한을 지니지 않은 실무자였을 뿐”이라며 “회사에선 문제를 형님 잘못으로 돌리고 아무런 법적 대응을 해주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김 전 처장의 편지 내용이 드러나면서 대장동 개발사업의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 커질 전망이다. 최근 한 언론사를 통해 이른바 ‘대장동 4인방’으로 꼽히는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와 정영학 회계사가 ‘50억 클럽’으로 불리는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 자금을 배분하는 방안을 논의한 녹취록도 공개됐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만배 씨는 “대장동 A12 블록 분양을 통해 420억원가량이 남는다”는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의 이야기를 정 회계사에게 전하면서 “50개(억원)가 몇 개냐. 최재경(전 청와대 민정수석), 김수남(전 검찰총장), 홍선근(언론사 회장), 권순일(전 대법관). 그러면 얼마지?”라고 물었다.

대장동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녹취록 내용과 관련해 “형사사건의 조서, 녹취록, 녹음 파일 등이 그 맥락과 사실관계에 대해 확인 없이 외부로 유출되면 수사와 재판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19일 내놨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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