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또 "韓 원전 안전성 세계 최고"라는 文, 그럼 탈원전 왜 했나

입력 2022-01-19 17:00   수정 2022-01-20 07:58

문재인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한국 원전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성과 안전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의 회담에서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아랍에미리트 바카라 원전을 상업운전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가 있다”고도 했다. 모두 맞는 말이다. 국제 선발주자는 아니지만, 한국 원전은 어디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원전산업의 양대 축인 안전성과 경제성 다 그렇다.

그래서 더 놀랍게 들린다. 이런 발언에 많은 국민이 갑갑하고, 나라 밖에서나 하는 ‘바른 소리’라는 점에서 민망하기도 할 것이다. 당연히 뒤따르는 문제 제기는 ‘그렇다면 탈원전은 왜 했나’라는 것이다. 외골수 탈원전의 그나마 이론적 근거 하나가 안전문제였다. “영화 한 편에 놀라 탈원전이 주요 정책이 돼버렸다”는 조롱 같은 비판이 얼마나 반복됐나. 물론 원전의 안전이슈 자체가 과장됐다는 게 수많은 전문가의 지적이다. 그런데 지금 대통령 본인 말로 “한국 원전 안전은 최고”라면 그 숱한 논란과 비판에도 굽히지 않았던 탈원전은 뭔가. 경제성 언급도 주목할 만하다. 전력에서 경제성은 핵심 요소다. 산업 경쟁력까지 좌우한다. 신재생 에너지가 과연 친환경이냐는 논란도 적지 않지만, 현재 기술로는 원전과 경제성에서 비교가 안 된다. ‘세계 최고의 경제성’이란 대목도 이런 사실을 인정하는 것 아닌가.

해외에서 문 대통령의 ‘한국 원전 찬사’는 처음이 아니다. 두 달 전 슬로바키아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원전사업 협력이 거론됐다. 앞서 체코 총리와 만났을 때는 “한국 원전은 40년간 단 한 건 사고도 없었다”고 자랑했다. 이 또한 옳은 말이다. 피땀으로 일군 한국 원전의 해외 진출이 중단돼서도 안 된다. 다만 멀쩡한 원전을 영구 정지시키고, 신기술로 건설 중인 것까지 백지화한 것과 결부시켜 보면 그 속을 도무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런 말이 다른 나라에는 어떻게 들릴까.

탈원전으로 인한 연구·개발 역량의 위축과 원전산업 생태계 훼손은 새삼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 중국의 ‘원전굴기’, 일본의 원전 재확대 정책 같은 국제 흐름도 그렇고, ‘탄소 감축’ 과정에서 각국이 원전 중요성에 다시 주목하는 것도 잘 봐야 한다. 담당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까지 ‘원전=친환경·안전’이란 뒤늦은 보고서를 냈다. 이런 판에도 탈원전을 고수할 작정이라면, 안전성이든 경제성이든 차라리 말이나 않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억지와 모순투성이의 탈원전, 머지않아 바로 잡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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