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카페 안 갈래요"…'커피 한 잔'에 푸념 쏟아진 이유

입력 2022-01-19 22:00  

“안 그래도 커피값이 오르는데 앞으로는 일회용 컵 보증금도 내야 한다고요? 이젠 카페 가기 어렵겠네요.”

하루에 아메리카노를 두 잔 이상씩 마시는 직장인 박제숙 씨(36)는 최근 커피 원두와 드립 도구 등 홈카페 용품을 샀다. 평소 즐겨 찾던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줄줄이 가격을 인상한 데다, 올해 상반기부터 일회용컵 사용시 보증금을 내야 한다는 소식까지 들었기 때문이다.

박 씨는 “이제 스타벅스에서 음료 두 잔만 마셔도 1만원을 넘어가는 데다가 일회용컵 보증금까지 내야 한다니 비용이 만만찮다. 한 달 커피값으로 나가는 비용이 20만~30만원은 될 것 같다”며 “카페 가는 게 부담스러워져 직접 커피를 내려마실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초부터 카페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줄줄이 커피 가격 인상에 나선 데 이어 올 6월부터는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일회용컵을 사용하면 개당 500원 정도의 보증금을 추가로 내는 조치도 시행된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팍팍해진 서민들은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기도 부담스럽다”는 푸념이 쏟아지고 있다.

19일 환경부에 따르면 오는 6월10일부터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점 등 전국 매장 수 100개 이상 사업자 대상으로 플라스틱컵·종이컵 보증금 제도를 시행한다. 커피 등 음료를 일회용컵에 구매하는 소비자는 음료 가격 외에 보증금을 추가로 내도록 한 게 골자. 보증금은 200~500원 선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적용 매장 수만 3만8000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연초부터 커피 가격의 도미노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최근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 등 음료 46종 가격을 평균 5.7% 인상했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한 잔(톨 사이즈 기준) 가격은 41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랐으며, 카페라떼는 4600원에서 5000원으로 인상됐다.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들도 원두값과 인건비, 임대료 상승 등 인상 요인이 있어 조만간 값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 구로구의 한 정보기술(IT) 업체 종사자 윤모 씨(33)는 “하루종일 앉아 스트레스 받을 때 커피 한 잔 테이크아웃해 와 마시는 걸로 위안 받았는데 커피값은 오르고 보증금 등 추가 비용도 줄줄이 붙으니 그마저도 줄여야겠다 싶다”며 “카페에 가기보단 회사에서 믹스 커피나 캡슐 커피를 이용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보증금을 돌려받는 과정이 다소 복잡하다는 비판도 많다. 사용한 일회용컵을 매장에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받게 돼 있지만 즉시 돌려받을 수는 없다. 현금 환급이나 신용카드 결제 취소도 불가능하다.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에 보증금 반환 신청이 접수되면 추후 소비자 계좌로 돌려주는 식이다.

코로나19로 매출 감소 우려가 높은 자영업자들은 이번 조치로 매출이 더 줄까봐 걱정하는 분위기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 씨(40·여)는 “일회용컵 사용 비용이 생겨나면 매장에서 머그컵 사용으로 대체하려는 손님들이 늘텐데 지금 상황에선 인력이 부족하다”며 “설거지할 직원을 더 뽑으면 인건비가 증가하는데 늘어난 월세에 인건비까지 더 부담하게 되면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 그냥 폐업해야 하나 고민된다”고 하소연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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