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 방어는 철저한 손절로…비용 전가 가능한 기업 주목"[인터뷰+]

입력 2022-01-21 07:38   수정 2022-01-21 09:41



“최근 한국 주식 시장이 흔들리는 건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에 따른 수급 공백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봐요. 상장 이후에도 패시브펀드 자금이 LG에너지솔루션으로 유입되면서 어쩔 수 없이 주가가 하락하는 종목들이 있을 겁니다. 현금이 있다면 지금이 매수 기회라고 할 수 있죠.”

2021 제27회 한경 스타워즈 대회에서 수익률 3위를 차지한 SK증권 부산지점 ‘자유와 평화’ 팀(이정호·김봉균 부장, 노석민 차장, 김성헌 주임)의 막내 김성헌 주임은 자신의 고객들에게 작년 4분기에 보유 주식 중 상당 부분의 현금화를 조언했다고 한다. 대규모 IPO에 따른 수급 공백으로 인해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고 봐서다.

자유와 평화 팀은 LG에너지솔루션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뒤 주요 지수에 편입되고 펀드들의 조정이 끝난 뒤에도 변수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정호 부장은 “올해 역시 상승장보다는 박스권 장세”라며 “업종과 기업의 선별적 선택이 올 한해 수익률을 크게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관심을 두는 변수는 금리다. 주요국 통화당국이 긴축 드라이브를 강화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은 작년 8월 이후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연 1.25%까지 올렸다.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의 분위기는 더 살벌하다. 당초 8개월 동안 진행할 계획이던 자산매입 규모 축소(테이퍼링)를 4개월로 줄여 오는 3월 마치기로 하고, 곧장 기준금리를 인상할 계획이다.

김봉균 부장은 “세계 각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주식 시장의 ‘기대수익률’ 변화가 올해 시장의 가장 큰 변수”라며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들의 기대수익률이 높아진다면 주가수익비율(PER)은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대수익률이란 투자자가 주식 투자에 따른 위험을 감당하는 대신 얻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수익률을 말한다. 위험을 회피하려는 성향이 강해지면, 같은 위험에 대해서도 더 많은 수익을 요구하기 때문에 기대수익률이 높아진다.

기대수익률은 PER의 역수이기에, 기대수익률이 높아지면 PER이 낮아진다. 주가를 주당순이익(EPS)로 나눈 값인 PER이 낮아진다는 건 기업의 실적과 비교해 주가가 저렴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대수익률이 높아진다’는 김 부장의 말은 실적과 비교해 주가가 충분히 싸지지 않으면 투자자들은 주식 매입에 나서지 않게 된다는 뜻이다.

노 차장은 “기대수익률이 높아짐에도 PER이 유지되거나 상승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비용 상승을 가격에 전가해 EPS를 높일 수 있는 업종·기업을 찾는 게 중요하다”며 “공급은 제한적인데 수요는 증가하는 조선과 시멘트 등 업종이 예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작년엔 달랐다.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들의 주가가 현재 실적과 상관없이 치솟았다. 자유와 평화 팀에 큰 수익을 안겨준 에디슨EV라는 종목이 그랬다. 이 회사가 속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쌍용차를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에도 인수자금 마련 난항 등의 이슈로 에디슨EV 주가가 급락했을 때 매수한 뒤, 쌍용차 인수 가능성을 높이는 이슈가 생겼을 때 팔았다.

김 주임은 “에디슨EV를 매수한 투자 아이디어는 ‘공포에 사라’는 주식 격언이었다”며 “이 종목 매매를 통해 7위였던 대회 수익률 순위를 단숨에 3위로 올렸다”고 말했다.



자유와 평화 팀은 이번 대회에서 7.43%의 수익률로 3위를 기록했다. 대회 기간(2021년 9월13일~12월30일)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4.73%와 0.37% 하락했음에도 거둔 성과다.

제27회 한경 스타워즈 대회가 두 번째 참가였던 자유와 평화 팀은 이번에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던 배경으로 ‘철저한 손절 대응’을 꼽았다. 노 차장은 “첫 번째 대회 참가 때는 손절 대응을 잘 하지 못해 막판 순위권 경쟁에서 밀렸던 경험이 있다”며 “기간이 정해져 있는 대회이므로 기업에 대한 확신이 있어도 주가가 반응하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손절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자유와 평화 팀은 관심이 있는 종목을 매수한 뒤 생각한대로 주가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판단이 서면 곧장 매도하고, 다시 기회가 왔다고 생각될 때 매매했다. 특히 전기차 관련 기업인 금양, 나노신소재, 한국단자의 매매 횟수는 각각 30회 이상에 달했다.

대회 막판에는 에이비엘바이오를 매수했다가 손절매했다. 이 회사는 대회가 끝난 뒤인 올해 1월12일 다국적제약사 사노피로부터 최대 1조2790억원을 받을 수 있는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을 전하고, 주가가 급등했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이 이 같은 매매를 할 필요는 없다고 이 부장은 강조했다. 그는 “실제 실적이 뒷받침되는, 펀더멘털이 튼튼한 기업에 투자했다면 시장에 흔들리지 말고 기업과 동행하라”고 조언했다.

올해로 27년째를 맞은 한경 스타워즈는 국내에서 역사가 가장 긴 실전 주식 투자대회다. 국내 주요 증권사 임직원이 참가해 투자 실력을 겨룬다.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서 진행된다. 투자원금은 5000만원으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팀이 우승하게 된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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