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서울에서 차로 1시간20분 거리에 있는 경기 광주의 한 스키장. 형형색색의 스키복을 입은 사람들이 S자를 그리며 하얀 설원을 활주했다. 10여 년 만에 스키장을 찾은 기자는 곧장 상급 슬로프로 향했다.
슬로프 정상에 다다르자 공포감이 엄습했다. 눈앞에서 꺾어지는 경사가 아찔했다. 온몸에 힘을 주며 겨우 슬로프를 내려왔다. 이를 지켜보던 스키 강사는 “생존을 위한 스키를 탔다”고 평가했다. 이렇게 기본기 없이 스키를 타면 오래 타기 어렵고 위험하다는 것이다. 정확한 자세로 안전하게 스키를 즐기기 위해 1일 강습을 체험했다.
플레이트를 A자로 만들면 속도가 줄어든다. 일종의 브레이크인 셈이다. 반대로 플레이트 테일(꼬리) 간격을 좁혀 ‘11자’를 그리면 속도가 빨라진다. 정강이는 항상 부츠의 혀에 붙어 있어야 한다. 초급 슬로프에서 테일 간격을 넓혔다 좁히기를 반복하며 속도를 조절하는 방법을 익혔다. 이어 방향 전환 단계로 넘어갔다. A자를 유지한 채 무게중심을 바꿔가며 회전하는 동작이다. 이를 ‘스노플로 턴’이라고 부른다. 한쪽 플레이트에 체중을 실으면 반대쪽으로 회전한다. 오른쪽으로 가고 싶으면 왼쪽 정강이에 무게를 실으면 되는 것이다. 무게중심을 가운데로 옮기면 몸이 다시 정면을 향한다. 이렇게 회전을 반복하면 S자를 그리며 슬로프를 내려갈 수 있다.
스키를 타다가 넘어질 때는 측면으로 쓰러져야 안전하다. 일어날 때는 플레이트를 슬로프 아래쪽으로 두고 11자로 만든 뒤, 두 손을 짚고 몸을 일으키면 된다. 경사가 심한 곳에서는 무리해서 일어나려고 하면 안 된다. 이럴 때는 아예 플레이트에서 부츠를 분리한 뒤 일어나는 게 안전하다. 이렇게 두 시간 정도 강습을 받아 보니 속도와 방향을 한결 편하게 조절할 수 있었다. 정확한 자세로 필요한 힘만 쓰니 체력 소모도 덜했다.
글=이혜인/사진=신경훈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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