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 땐 눈꽃 산행…내려올 땐 익스트림 산악스키

입력 2022-01-20 16:52   수정 2022-01-21 01:55

스키는 노르웨이 스웨덴 스위스 등 겨울이 길고 눈이 많은 산악지역에서 이동과 사냥을 위해 처음 타기 시작했다. 현재는 잘 조성된 슬로프를 빠르게 타고 내려오는 스포츠 형태로 진화했다. 하지만 최근 태초 스키 형태와 비슷한 ‘백컨트리 스키(산악스키)’를 즐기는 마니아가 조금씩 늘고 있다.

백컨트리 스키는 스키 장비를 차고 산 정상에 올라가 정해진 루트 없이 눈 위를 내려오는 겨울 스포츠다. 산악스키라는 이름으로 2026년 밀라노 동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만큼 해외에선 큰 인기를 얻고 있다. 10년 넘게 백컨트리 스키 여행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김민욱 팀맥스어드벤처 대표는 지난 15일 백컨트리 스키에 대해 ‘등산과 스키를 결합해 자연을 탐구하는 스포츠’라고 말했다.

야생에는 리프트나 곤돌라 같은 기구가 없다. 직접 스키를 타고 산을 올라야 한다. 이 때문에 백컨트리 스키를 탈 땐 조금 다른 형태의 스키 장비를 착용한다. 먼저 눈 위를 걸을 수 있도록 부츠 뒤꿈치가 들린다. 스키 플레이트엔 ‘스킨’이라는 특수 커버를 덧씌운다. 이 커버는 위로 올라갈 때는 플레이트가 뒤로 밀리지 않고 내려갈 때만 미끄러지는 특수 구조로 제작됐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일본 후지산과 캐나다 휘슬러, 카자흐스탄의 바이칼 호수 등 세계 유명 설산을 백컨트리 스키로 다녀왔다. 국내에선 한라산부터 설악산, 덕유산, 울릉도에 이어 백두산 천지에서도 백컨트리 스키를 탔다. 그가 꼽은 국내 백컨트리 스키 명소는 어딜까. 주저없이 울릉도 성인봉을 꼽았다. “눈이 평균 3~4m씩 쌓여요. 발이 푹푹 빠지는 천연 눈 위를 아찔하게 미끄러져 내려오는데, 그때 바라본 울릉도의 설경은 정말 잊지 못합니다.”

국내에선 아직 백컨트리 스키를 즐기는 스키어가 많지 않다. 여러 제약 때문이다. 우선 국내엔 탈 만한 설산이 거의 없다. 압설(누른 눈)이 아닌 그대로 쌓인 천연 눈 위를 타야 해 스키 경험도 많아야 한다. 김 대표는 “최소 대한스키지도자연맹에서 발급하는 레벨1 이상의 자격증을 가진 프로급 스키어들만이 도전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준비물도 여행용품이 아니라 생존도구에 가깝다. 물을 비롯해 최소 4~5일을 버틸 수 있는 긴급 식량과 간이 텐트, 혹시나 모를 조난에 대비한 신호표시 장비를 반드시 구비해야 한다. 또 시간당 800~900㎉가 소비될 정도로 높은 체력 수준을 요구한다. 그럼에도 김 대표가 스키로 산을 오르는 이유는 ‘자유’였다. “겨울은 활동 반경에 제약이 많은 계절이에요. 하지만 백컨트리 스키는 내가 가고 싶은 어떤 곳이든 갈 수 있는 자유를 느끼게 해줘요.”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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