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도 속수무책…"애플 제품 너무 무섭다" 피해담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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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1-21 22:00   수정 2022-01-22 17:24

경찰도 속수무책…"애플 제품 너무 무섭다" 피해담 속출


애플이 지난해 출시한 분실물 추적장치 '에어태그(Airtag)'가 미국에서 스토킹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잇따라 보고돼 논란이 되고 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21일 영국 BBC에 따르면 에어태그는 동전 모양의 블루투스 기기로 소지품에 부착해 놓으면 해당 물품을 분실했을 때 아이폰 등으로 즉각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추적장치다. 간편하게 위치를 확인하는 이 기능이 스토킹에 악용되는 점이 문제라고 BBC는 지적했다.

미국 미시시피주에 거주하는 32세 여성 앰버 노스워시는 지난해 12월27일 오후 3시께 귀가하자마자 자신의 아이폰에서 처음 듣는 경고음이 울리는 경험을 했다. 누군가가 그의 자동차에 에어태그를 숨겨놓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애플은 에어태그가 스토킹 범죄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아이폰 소유자의 경우 본인 소유가 아닌 에어태그와 8~24시간 동일 경로로 이동하면 경고음이 울리도록 해놨다. 이에 노스워시는 즉각 경찰에 신고했지만 지금까지 범인을 찾지 못했다.

BBC는 직접 취재를 통해 확인한 에어태그 스토킹 피해자만 5명이라면서 "미국에서 에어태그가 범죄 활동에 이용되는 증거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도 작년 12월30일 에어태그를 통해 추적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 7명과 인터뷰한 내용을 보도했다. 그 중 한 명인 에스트라다(24)는 지난해 9월 로스앤젤레스(LA)의 친구 집에서 자신의 아이폰에 울린 에어태그 감지 알람을 발견했다. 에스트라다와 친구들은 모두 에어태그를 갖고 있지 않았다.

알람에 따르면 에어태그는 4시간 전부터 에스타라다 근처에 있었으며 그녀가 심부름하기 위해 도시를 가로질러 운전한 경로를 모두 기록하고 있었다. 에스트라다는 "누가 어떤 의도로 나를 추적하려고 한 건지 무섭다"고 전했다.

당시 에스트라다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비상 상황이 아니라는 이유로 신고를 하기 위해선 아침에 에어태그를 갖고 경찰서로 가라고 답변했다. 에스트라다는 결국 에어태그를 스스로 폐기했다.

뉴올리언스의 대학원생 에리카 토레스도 최근 자신의 아이폰을 통해 '알 수 없는 기기'가 감지된다는 알람을 받았다고 했다. 알람에 따르면 그녀가 술집에서 집으로 이동하는 두 시간 동안의 경로가 추적되고 있었다.

그녀는 경찰과 애플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지만 에어태그를 찾지 못했다. 당시 애플 관계자는 "에어팟(애플의 블루투스 이어폰) 등 다른 기기로 인해 알람이 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후 토레스는 자동차 번호판 뒤에 박혀 있는 에어태그를 발견했다. 그녀는 "애플이 좋은 의도로 에어태그를 출시했겠지만 나쁜 목적으로도 사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다른 사람들이 스토킹 당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잇따라 스토킹 의심 사례가 보고되자 애플은 에어태그의 악용을 막기 위해 조처를 내놨지만 보안 전문가와 피해자들은 충분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아이폰 소유자의 스토킹 피해 방지 기능도 완전하지 않은 데다, 전 세계 30억명에 이르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여전히 에어태그를 이용한 위치 추적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스토킹 피해 방지를 위한 어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해 공개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구글 플레이상의 다운로드 수가 10만 건 안팎에 불과하다고 BBC는 전했다.

디지털 권리 옹호 단체인 일렉트로닉프론티어 재단의 에바 갈페린 사이버보안국장은 "도둑맞은 물건을 추적하는데 유용한 물건을 만들어내는 건 스토킹을 위한 완벽한 도구를 만들어낸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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