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 고공행진…올해 무역적자 날 수도"

입력 2022-01-23 17:20   수정 2022-01-24 01:14

올해 경상수지와 관련해 한국은행은 810억달러, 기획재정부는 800억달러 흑자를 전망하고 있다. 주요 기관 중 전망치가 가장 낮은 한국개발연구원(KDI)도 651억달러 경상수지 흑자를 예상한다. 경상수지의 상당폭을 무역수지가 차지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하나같이 무역수지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셈이다.

무역수지는 올 들어 연초부터 적자를 낼 공산이 크다. 지난해 1월 무역수지는 39억6000만달러 흑자였다. 한은 등이 올해 경상수지 전망치를 내놓던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예상치 못한 결과다.

2017년 952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무역수지 흑자폭은 해를 거듭할수록 줄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치인 6445억달러의 수출을 기록하고도 무역수지 흑자폭은 294억달러에 머물렀다. 최근 이슈가 된 요소수를 비롯한 중간재 수입 비중이 늘며 무역 규모가 커지는 만큼 흑자를 늘리기 어려운 구조로 바뀌고 있다. 한국수입협회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전체 수입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49.7%에 이른다. 제조업 수출이 늘어나는 만큼 중간재 수입이 증가하는 데다 공급망 문제로 중간재 가격이 상승하면 그에 따른 비용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지난해 초부터 가시화한 에너지 가격 불안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국제 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는 지난 19일 배럴당 89달러를 넘어 2014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하면 천연가스를 비롯한 다른 에너지 가격 역시 큰 폭으로 뛸 가능성이 크다. 에너지 수입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무역수지 감소폭을 키우는 요인이다.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17일 공개된 중국의 작년 4분기 성장률은 4.0%에 그쳐 올해 연간 성장률도 5%를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수출 총액의 25.3%로 가장 많다. 하지만 이달 1~20일 중국 수출 비중은 18.8%로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는 미국(28.0%)에 크게 못 미쳤다.

이 같은 부정적인 영향들이 모두 더해질 경우 올해 무역수지는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것은 물론 적자 전환할 것이라는 우려도 경제계 일각에서 나온다. 정부 재정수지가 2019년 이후 올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확실시되는 가운데 무역수지까지 악화하는 ‘쌍둥이 적자’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00년대 이후 한국 거시경제 안정의 중요한 버팀목이던 건전한 정부 재정과 높은 무역수지 흑자폭이 동시에 퇴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경목/김익환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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