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뚫리지 않는 방패' 양자암호…통신3사, 상용화 나섰다

입력 2022-01-23 17:38   수정 2022-01-24 01:24

차세대 암호통신 기술인 양자암호 상용화 움직임이 새해 들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부와 통신3사(KT·SK텔레콤·LG유플러스)가 손잡고 기업·기관이 쓸 수 있는 전용회선 방식 양자암호 서비스를 새로 내놓는다. 자동차기업이 본사와 연구개발(R&D) 기지 간 통신망에, 제조기업이 지사와 협력업체 사이 통신망에 양자암호 방식을 적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양자암호 전용회선 나온다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달 안에 기업·기관이 전용회선 형태로 양자암호 인프라를 쓸 수 있게 하는 양자암호통신 사업 모델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업이나 기관이 주요 정보가 오가는 통신망 구간에 양자암호를 적용하길 원할 경우 그 구간에 양자키분배(QKD)·양자키관리시스템(KMS) 등을 연동해 쓸 수 있도록 암호화 전송장비 등을 적용하는 내용이다. 회선 구축 비용 일부는 정부출연금을 통해 지원하고, 기업이 전용회선을 월 요금을 내고 쓸 수 있게 하는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

정부 등은 이르면 올 상반기 수요 기업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KT와 SK텔레콤·SK브로드밴드는 QKD, LG유플러스는 양자내성암호(PQC)가 적용된 전송장비를 통해 양자암호 통신망을 구축한다.

이 사업이 본격화하면 그간 시범사업 수준에 그쳤던 양자암호가 상용화 단계로 접어들게 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양자암호를 민간 산업 영역 등에 확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 형태를 내놓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국이 추진하는 양자암호 국제 표준 주도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원천기술 주도권을 잡은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등이 기술 개발에 몰두할 동안 한국은 기술 상용화 사업에 집중해 실용 사례를 넉넉히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양자컴퓨터 개발땐 기존 암호방식 ‘무용지물’
양자암호통신은 정보 도·감청 시도를 애초에 무력화할 수 있는 차세대 네트워크 보안기술로 꼽힌다. 0값과 1값을 동시에 갖는 양자의 성격을 이용해 정보를 전송한다. 양자기술로 생성한 암호키가 오갈 때 제3자가 끼어들면 양자에 담긴 정보 자체가 바뀌어 이를 해독하더라도 제3자는 망가진 내용만 얻게 된다. 기존 통신 방식이 송·수신자 간 공을 주고받는 식이라면, 양자암호통신은 서로 비눗방울을 교환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양자암호가 주요 기술로 급부상한 이유는 또 있다. 양자컴퓨터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합성수 소인수분해 알고리즘을 쓰는 기존 암호 방식이 자칫 무용지물이 될 위험이 생겼다. 양자컴퓨터는 막대한 ‘경우의 수’ 연산을 매우 빨리 처리할 수 있어 기성 수학적 암호 알고리즘을 손쉽게 깰 수 있다.
2030년 시장 규모 136조원으로 ‘빅뱅’
보안업계는 양자암호통신 시장이 향후 5~10년간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적으로 데이터 보안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는 국내 양자정보통신 시장 규모가 작년 1363억원에서 2025년 1조4051억원으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허청은 작년 보고서에서 2030년 세계 양자정보통신 시장 규모가 136조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금융, 자율주행차, 스마트시티, 스마트공장 등 융합형 사업에도 양자암호통신이 두루 쓰일 것”이라며 “메타버스·대체불가능토큰(NFT) 등 신기술 기반 디지털 경제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 양자암호통신은

양자역학을 바탕으로 광자(빛 알갱이)에 정보를 담아 전송하는 통신 방식이다. 1개의 암호키만 있는 현 암호통신 방식과 달리 정보를 보내는 쪽과 받는 쪽 모두 양자난수암호를 지속적으로 생성해 가지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정보가 실려 있는 양자의 물리적 특성상 누군가 들여다보면 정보가 거품처럼 꺼지게 돼 있어 해킹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양자의 특성인 얽힘, 중첩, 불확정성, 비가역성 등을 모두 활용했기 때문이다. 광자는 0값과 1값을 동시에 가지고 있고, 관측한 순간 값이 정해진다. 한 광자의 상태가 변하면 쌍을 이룬 나머지 하나의 상태도 변하고, 이를 되돌릴 수는 없다. 해커 등 제3자가 접근하면 그 순간 양자에 담긴 정보 자체가 변질된다는 얘기다. 도·감청의 의미가 없어지는 셈이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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