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의 부족한 '1%'…라이다(LiDAR) 센서 꼭 필요" [황정수의 인(人) 실리콘밸리]

입력 2022-01-26 01:29   수정 2022-01-26 12:01


"현재 회사 이름은 기사에 안 쓰면 어떨까요."

이제종 전(前) 벨로다인(velodyne) 매니저를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인터뷰하면서 흔치 않은 요청을 받았다. 보통 인터뷰이는 자사 홍보 또는 자신이 좋은 회사에서 일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은 마음 때문에 기자에게 '소속사와 직위를 써달라'고 요구한다. 그는 반대였다. 이유를 물었더니 "'라이다(LiDAR) 기술'에 대해 주로 이야기하고 싶어 인터뷰를 수락했는데, 다른 목적으로 비춰지는 게 싫다"고 했다.

'천상 엔지니어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세계적인 라이다업체 벨로다인 근무 경력이 있는 그는 LG전자에서도 10년 이상 라이다를 개발했다. 2015년 산업통상자원부 라이다 국책과제 자문위원 등을 맡을 정도로 전문성을 인정 받았다. 현재 그는 미국 유명 라이다업체의 디렉터로 근무 중이다.

이 디렉터의 전문 분야인 라이다의 필요성은 자율주행차업계에서 가장 논쟁적인 주제 중 하나다. 라이다는 주변에 레이저를 쏜 뒤 물체에 맞고 들어오는 시간 차를 측정해 지도를 만들고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돕는 센서다. 많은 전문가들은 고성능 자율주행차 구현을 위해 꼭 필요한 기술로 꼽는다.

한편에선 "맹장처럼 불필요하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며 폄하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차 값과 맞먹는 비싼 가격과 깡통을 연상시키는 우스꽝스러운 외형 영향이 크다. 실제 테슬라는 라이다를 배제하고 카메라와 레이더(RADAR)만 갖고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이 디렉터는 어떻게 생각할까. 그는 "라이다 시장이 커지기 위해선 반도체 기술 등에 대한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루 빨리 표준화가 이뤄져야 R&D 효율화와 생산 비용 절감 등이 가능해질 것이란 얘기다. 산업의 미래와 관련해선 "완성차업체와 라이다 전문 업체의 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M&A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슬라도 결국 라이다를 쓰게 될지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가 라이다 전문가라는 배경을 감안해 들었지만 답은 상당히 설득력 있었다. 이 디렉터는 "카메라와 레이더로 99%까지 자율주행 성능을 올릴 수 있다고 쳐도 '1%'가 부족하면 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며 "기술 간 '상호 보완'을 위해선 라이다가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직접 말하진 않았지만 테슬라도 결국 라이다를 활용하게 될 것이란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i-ToF 라이다 기술 활용한 로봇청소기용 라이다 센서 세계 최초 개발
▶라이다(LiDAR) 분야에 종사하게 된 계기는요.
"1999년 삼성전자 디지털비디오(DVD)사업부를 거쳐 경력직으로 2000년 7월 LG전자 우면연구소에 입사했습니다. LG에서 블루레이 관련 업무를 맡게돼 피지컬(physical) 규격 활동과 더불어 회로 엔지니어로 많은 '보드디자인(board design), 광학 문제 해결등을 담당했습니다. 블루레이는 레이저를 쏴서 디스크에 맞고 돌아오는 빔을 신호처리를 하고 데이터를 입히는 겁니다. 데이터를 꺼내 음악이 되고 화면이 되기도 하죠."

▶라이다랑 비슷한 면이 있네요.
"네. 라이다는 빛을 쏴 물체에 맞고 들어오는 빛의 시간차를 측정해 주변 지도를 만드는거죠. 빛(레이저)을 쏘고 받고 그 과정에서 하드웨어 구성과 신호처리, 프로세스가 역시 중요합니다."

▶라이다 기술을 처음엔 어느 쪽에 적용하셨나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LG전자 CTO(최고기술책임자) 산하에서 로봇청소기용 라이다 센서를 개발했습니다. 일반적인 라이다 (Direct ToF)와는 달리 간접적으로 전하 충전 시간을 활용하는 i-ToF(indirect ToF) 기술을 활용한 로봇청소기용 라이다는 제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개발한겁니다. 그때 당시 청소기용 라이다는 삼각측량 방식(Triangulation distance measurement method)을 사용하는 업체들은 있었지만 태양광 환경이라든지 저반사 물체를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제가 개발한 방식으론 청소시간을 30분 정도 줄일 수 있었죠."

▶세계 최초의 로봇청소기용 라이다 기술을 정작 LG는 안 썼네요.
"당시 LG전자 로봇청소기는 초음파를 활용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당시 개발한 라이다는 LG 로봇청소기에 바로 적용이 되지 않았습니다. 요즘 LG전자의 경쟁사들이 로봇청소기에 라이더를 활용하기 시작했더라고요."

▶LG가 라이다 기술을 자동차쪽에도 적용하려고 했을 것 같은데요.
"네 LG에서 광학·회로·알고리즘 등을 시스템 엔지니어로서 10년 이상 라이다를 담당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라이다 리더로서 선행개발을 담당했습니다. 사업부에 기술을 이전하기 위한 목적이었죠. 하지만 오토모티브는 인증도 까다롭고 처음 하는 LG로선 쉽지 않았어요. 그래도 미국, 유럽 출장을 다니면서 여러 부품업체들과의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멤스(MEMS) 방식으로 하기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독일 차량용 반도체업체 인피니언, 레이저를 담당하는 오스람, 유럽 최고의 센서업체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라이다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이게 2017년입니다."

▶자동차용 라이다 개발 관련 성과가 나왔나요.
"2018년에 라이다를 갖고 CES,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프로토타입(시제품)을 전시했습니다. 다임러, 볼보, BMW, GM 등 유명 자동차업체들의 RFI(Request For Information)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즈음에 회사에서 정책이 바뀌었어요. 레이더(Radar)를 정책적으로 육성한거죠. 그런데 레이더 쪽으로 수주를 못했고 2019년 그룹 차원에서 라이더, 레이더 쪽을 접었습니다."
효율적인 업무 처리로 벨로다인에서 인정 받아
▶이직을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네요.
"마침 미국쪽에서 지인이 '제종, 한국에서 네 전문성을 썩히는 게 너무 아깝다. 미국으로 건너오라'고 하면서 미국 입사를 위한 이력서 작성을 도와주었습니다. 10년 이상 라이다를 연구했는데, 더 큰 시장인 미국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때부터 영주권을 준비했고 미국 기업들에 입사를 타진했습니다. 그리고 2020년 12월 벨로다인(velodyne)에 입사하게 됐습니다."

▶벨로다인은 세계적인 라이다기업으로 알려져 있죠. 어떤 일을 하셨죠.
"프로그램매니저를 했습니다. 고객 대응, 스케줄 및 리소스 관리, 인벤트리(부품) 관리 등 주로 '관리' 업무를 맡았습니다. 전 20년 넘게 기술개발만 했잖아요. 처음 미국에 와서 영어 때문에 정말 힘들었어요. 그래도 지금은 웬만한 건 다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많이 늘었습니다."

▶개발에서 관리 쪽으로 커리어를 틀었는데요. 어려움은 없었나요.
"한국에서도 라이다 리더로서 관리를 했지만 시스템 전반을 아우르면서 같이 팀원들과 이슈를 해결하는 워킹 리더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미국은 역할과 책임(R&R)이 확실한 메트릭스 조직이었습니다. 프로그램매니저의 역할로만 한정해서 일하는 게 많이 어렵더라고요. 특히 매일 여러번씩 고객 미팅을 하면서 요구사항등을 협의하는 것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벨로다인 직원들 평가는 어떤가요.
"기존의 회의 방식을 바꾸고 큰 고위급(high level) 스케쥴은 MS 프로젝트(project)를 활용하고 팀원들과의 회의는 WBS를 기반으로 연·월·주간 목표를 통합해서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진행되는 상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직원들이 계획을 짜서 집중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줬어요. 그랬더니 벨로다인 엔지니어들이 '모든 엔지니어들이 서로 관련된 일을 회의를 통해 같이 협의할 수 있게 한곳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줬다'고 고마움을 표시하더라고요."
미국 이직 때 영어, 코딩은 기본...9차까지 가는 인터뷰 견뎌야
▶한국의 많은 엔지니어들이 미국 이직을 생각하는데 조언할 게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건 영어와 코딩입니다.잘 할 수록 좋습니다. 한국에선 공대를 나와도 프로그래밍에 능숙하지 않은 사람이 많아요. 미국은 다릅니다. '파이선', 'C++'은 기본입니다. 광학엔지니어가 광학만 잘하면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기본적으로 엔지니어 실무레벨에선 '코딩능력이 우수한 자'를 원합니다."

▶기회가 많을까요.
"전문성은 기본입니다. 두루뭉술하게 아는 것보다 특화된 분야가 있으면 좋죠. 그러면 특히 저 같은 광학시스템엔지니어한테는 기회가 많다. 유명한 라이다 회사 대부분은 미국회사입니다. 또 빅테크들이 '메타버스'에 집중하면서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기술에 관심이 쏠리는 데 여기에도 결국은 센서 기술들이 들어갑니다."

▶인터뷰 과정도 길고 어렵다던데요.
"미국 회사들은 8차, 9차 인터뷰는 기본입니다. 각 레벨 임직원들이 주관식 답변을 물어봅니다. 예를 들어 '매니저로 일하면서 부하직원들한테 받은 피드백이 뭐냐'부터 시작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집요하게 질문을 하더라고요. 주로 한 시간에 2~3개 주제에 대해 물어봅니다." 미국 회사는 잡이 많아 기회는 많다고 하지만 유명한 대학의 박사들이랑 경쟁해서 입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아무리 인터뷰를 잘했다고 생각해도 떨어지는 경우도 많죠. 커리어 자체가 완전히 맞아, 바로 입사해 기여를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 만큼 직무 관련성이 매우 영향을 미칩니다."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라이다가 뭔가요.
"쉽게 말해서 라이다는 빛을 쏴 물체에 맞고 들어오는 빛의 시간차를 측정해 주변 지도를 만드는거죠."

▶'라이다'라고 하면 차량 위에 '갓'이나 '모자'를 연상 시키는 커다란 부품이 연상되는데요.
"네 그 모자처럼 생긴 것 안에 360도로 돌면서 레이저를 쏘고 또 반사된 레이저를 수신하는 부품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스피닝 또는 로테이션 방식이라고 부르는데요. 벨로다인이 주로 그렇게 생긴 라이다를 만들고요. 모터가 들어가고 베어링이 들어가는데, 베어링의 수명이 오래가지 않는 단점이 있습니다."

▶다른 방식은 없나요.
"돌리지 않고 라이다 센서를 고정시키는 방법이죠. '고정형 라이다'라고 부릅니다. 이를 위해 옵티컬페이즈드어레이(Optical Phased Array) 방식을 쓰는 곳들이 있습니다. 레이저가 나갈 때 열을 주면 굴절률이 바뀝니다. 이것을 이용해서 120도 이상 쏘는 효과를 내려는 시도고요. 또 모터로 돌리는 게 아니라 폴리건 미러나 갈보 등 반사경(거울)을 돌리는 방식이 있습니다. 또 멤브(MEMS) 방식, 액정을 써서 위상을 변화시키는 방식도 있죠."
라이다는 영하 40도에서도 견뎌야...신뢰성 요건 충족이 관건
▶자동차는 특히 온도와 열에 강해야하는데, 라이다 방식들은 이 조건을 모두 충족하나요.
"가장 힘든게 고온 및 저온(-40~105도의 동작, 125도 보존) 상태에서의 신뢰성입니다. 대부분 라이다 회사들이 이러한 온도조건을 충족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 외에 진동, 충격, 습도등 자동차 신뢰성 조건을 얼마나 잘 극복할지가 관건이라고 생각해요. 라이다업체들마다 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업체들이 라이다에 활용하는 레이저의 종류도 다르다고요.
"네 모터로 움직이는 라이다와 고정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면, 레이저의 파장으로도 나눠볼 수 있습니다. 905nm(나노미터, 10억분의 1m)와 1550nm로 구분됩니다. 차이는 망막에 얼마나 영향을 주느냐와 얼마나 태양광등 Ambient 환경에 얼마나 영향을 받느냐등인데 1550nm가 좀 더 영향이 적죠. 그리고 좀 더 잘 탐지합니다."

▶그러면 많은 회사들이 1550nm를 써야할텐데요.
"905nm 레이저는 반도체를 활용해 만드는데, 1550nm는 반도체를 기반으로 해서 '파이버레이저'라고 파워를 증폭해야합니다. 이 기계가 주먹만합니다. 그래서 라이다 센서 크기를 못 줄이죠. 레이저를 만드는 오스람, 액실리타스는 1550nm 레이저를 만들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1550nm는 자동차 회사들이 요구하는 높은 스펙을 만족시킬 수는 있지만 아직 크기와 가격 측면 그리고 오토모티브 스펙을 정말 잘 만족할 수 있을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사이즈를 줄이고 가격을 낮추는 게 남아있는 해결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크기 줄이지 않으면 승용차 시장에서 안 통할 것
▶벨로다인, 루미나, AEye 등 주요 라이다 업체들마다 전략이 다를 것 같습니다.
"모터로 360도 돌리는 '스피닝' 방식은 미관 때문에 힘들 수 있어요. 로봇택시 등 외관이 상관 없는 쪽으로 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승용차 지붕에 큰 부품이 올려져 있으면 사람들이 그 차를 살까요. 크기를 줄이지 않으면 자가용 시장에서는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웨이모나 모빌아이 등 자율주행차를 시험하는 업체들은 대부분 스피닝 방식을 쓰는 것 같은데요.
"웨이모는 자율주행기술을 파는 회사입니다. 그 회사의 역할은 레이다 라이다 카메라 갖고 상호보완 특성을 고려하여(sensor redudancy) 자율주행기술을 만드는 것입니다. 차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니까 지금 라이다 센서가 크든 작든 상관이 없는거죠. 결국 자율 주행 회사 입장에서 센서 퓨전을 통한 기술을 확보하면서 남은 숙제를 해결한다면 '살아남는 회사가 진정한 승자'가 되지 않을까요."

▶루미나는 어떤가요. 올해 고정형 라이다 센서를 양산한다고 밝혔습니다.(제품 사진 첨부 필요)
"루미나의 라이다는 노트북만하고 특히 두꺼웠어요. 1550nm로 하는데, 루미나의 전략은 커도 되는데 얇게 만들어보자는 겁니다. 지붕 위에 얹지 않고 자동차 정면 창 맨위에 라이다를 붙입니다. 루미나처럼 1550nm는 자동차 회사들의 스펙을 만족시키면서 범퍼나 헤드라이트 주변에 미관을 해치는 상황을 극복하고자 크기는 크지만 얇게 하는 전략으로 여러 자동차 회사들과의 협의를 통해 돌파구를 찾은 것입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자동차 신뢰성에 얼마나 강건한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시간이 해결을 해주겠죠. 또 1550nm 라이다 회사 중 AEye라는 회사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큰 미러를 사용하는 루미나 대비 아주 작은 MEMS 미러를 사용해서 스캔하는 라이다 방식을 활용합니다. 결국 자동차 라이다에서 지향하는 고정형 라이다 (solid state 방식)에 가장 근접한 회사입니다."
라이다는 자신 위치 파악하는 '맵핑'에 강해...칩 표준화는 숙제
▶라이다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자율주행시대엔 '지도(맵)'이 중요합니다. 자율주행차는 맵을 갖고 다니면서 맵을 기반으로 어디에 있는지 살피고 다니는 것이죠. 중요한 건 맵을 분석해서 라이다가 가지는 우수한 각도 해상도와 거리 정밀도를 가지고 자신이 어디에 있는 지 아는 게 중요하죠 이걸 로컬라이제이션(localization) 라고 하는데 제가 청소기 라이다를 개발할때 청소시간을 30분 단축하고, 청소기가 자신의 위치를 알고 충전대로 빠른 시간내에 찾아갈 수 있었던 것이 라이다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카메라로 간판 같은 것을 보면서 맵에서 자기가 어디있는 지 찾을 수는 있죠. 하지만 라이다가 이 맵핑에서 더 뛰어납니다."

▶난제는요.
"라이다의 가장 큰 난제는 표준화입니다. 라이다는 905nm, 1550nm, 스피닝(회전), SSD(고정) 타입마다 반도체 칩이 다 달라요. 그리고 수신기(리시버)도 APD(Avanlanche Photo diode), SPAD(Single Photon Avananche Diode), SIPM 중에서 무엇을 쓰는 지에 따라 다 다릅니다. 이러면 가격이 싸지지 않아요. 레이다 처럼 먼거리를 위해서 LRR ( Long range radar), 중거리를 위해서 MRR(Middle Range Radar), 가까운 거리를 위해서 SRR(Short range radar) 등 대부분 레이다 칩셋 업체들이 위 사양에 맞는 거의 유사한 성능의 칩을 개발하면서 서로 경쟁하고 수량이 많아지면서 가격들이 싸지는 거거든요. 라이다 업체들이 상장을 한 게 재작년부터인데, 라이다가 장비 산업이다보니 비용이 많이 필요해서죠. 결국 몇년 안에 자동차 회사들로부터 수주를 받느냐 못 받느냐에 따라, 큰 회사에 흡수합병되는 상황이 벌어질 겁니다. 이미 스타트업 센스포토닉스가 상장사인 아우스터에 인수됐습니다. 지금은 아직도 춘추전국시대라고 말하고 싶고 향후 몇몇 회사만이 자동차 회사들과의 협업을 진행하고 나머지 회사들은 서로 흡수될 것 같아요."

▶라이다 가격이 떨어진다고 하던데요.
"지금 일부 업체들이 저렴하게 만든다고 하는데, 지금 상황에선 한계가 있어요. 만약 싸게 내놓는다면 엄청난 손해를 보면서 결국 자동차 회사와의 전략을 통해 기술 레퍼런스를 쌓는 것을 목푤 하고 있는 것일 거에요. 1550nm 레이저랑 리시버가 필요하죠. 일부 업체는 리시버는 만들었는데, FPGA 반도체 하나에 몇백불입니다. 신호처리를 할 수 있는 정형화된 라이다 칩이 필요합니다. 인텔이나 삼성전자 같은 곳이 라이다 칩을 만들면 변화가 생길 수 있겠죠. 또한 이들 업체가 자신들의 칩을 기반으로 잘하는 라이다 업체의 우수한 인력들을 흡수한다면 더 잘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테슬라는 라이다 없이 카메라와 레이더 만으로 자율주행을 구현한다고 하던데요. 라이다와 레이더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라이다는 쏘는 빛을 어디로 쏘는 줄 알고, 앵글을 컨트롤합니다. 라이다의 가장 큰 장점은 촘촘하게 쏘고 그걸 받아서 읽을 수 있는 겁니다. 거리 정확도가 'cm' 단위로 뛰어납니다."
레이더보다 비싸지만 cm 단위로 정확해...자율주행 구현에 '라이다' 필수
▶레이더는요.
"레이더는 RF를 사진처럼 쏩니다. 레이더는 미모 (MIMO)안테나라고 해서 보통 쏘는 것 3개, 받는 것 4개 이렇게 들어가요. 예를 들어 3번을 쏘면 120도 기준으로 세 번을 쏴서 받아들이고, 신호처리로 '각 해상도'가 나옵니다. 레이더는 라이다와는 달리 시간 축의 신로를 주파수 축의 신호로 바꾸는 FFT를 통해 도플러 프리퀀시를 이용하여 거리를 얻어내는데 신호 처리 과정이 많습니다."

▶라이다가 더 정확하고 간편하다는 거네요.
"정리하면 레이더의 원리는 RF를 '펑' 하고 쏘고 그게 들어오면 각도 성분과 거리 성분으로 쪼개서 하는 신호처리들이 필요합니다. 라이더는 특정 각도로 촘촘하게 쏘고 받으니까 각도를 알고 있는거죠. 요즘 이미징레이더라고 '각 해상도'를 줄여서 라이다랑 비슷하게 만들어보려는 시도도 있습니다."

▶레이더의 장점도 있을 것 같은데요.
"라이다는 원하는 각도를 기반으로 촘촘하게 쏠 수 있고 거리 정확도가 높습니다. 하지만 눈, 비, 안개 같은 장애물에 약하죠. 레이더는 눈, 비, 안개에 강합니다. 그리고 가격이 수십불로 저렴하고 RF 자체가 범퍼를 통과할 수 있어 미관상의 문제 없이 범퍼 등 차 이곳 저곳에 붙여서 활용할 수 있죠."

▶레이더와 카메라만 활용하는 테슬라의 방식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테슬라 자율주행차가 긴 화물 트럭을 인식하지 못하고 사고를 낸 적이 있죠. 레이더는 같은 진행방향 또는 접근하는 물체는 잘 측정할 수 있는데 멀리서 가로 방향으로 움직이는 물체에 대해선 상대 속도 측정이 어렵습니다.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차는 '카메라'와 레이더 갖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레벨 4, 5 수준에선 사고가 나면 안 되잖아요. 생명하고도 직결되고요. 결국 자율주행에서 가장 중요한 건 '상호보완성'입니다. 레이더와 카메라가 못하는 건 라이다가 보완을 해야죠. 레이더, 카메라가 99%를 하는데 1%를 못한다고 치면, 1%를 위해서라도 라이다가 필요합니다. 하나라도 없으면 안 되는거죠."

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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