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무덤' 일본에 또…현대차, 13년 만의 재도전 성공할까

입력 2022-01-26 21:00   수정 2022-01-27 08:58


현대차가 이르면 올해 일본 시장에 재진출한다. 판매 부진으로 2009년 철수한 지 13년 만이다.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와 수소차 넥쏘 등 친환경차를 앞세운다. '수입차의 무덤'이라 불리는 일본 시장인 만큼 이번 현대차의 재도전 성공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일본 시장 재진출을 확정하고 정확한 시기를 검토 중이다. 일본 법인명도 '현대자동차저팬주식회사'에서 '현대모빌리티저팬주식회사'로 바꿨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현대차는 이미 아이오닉5와 넥쏘 일본어판 홍보물을 제작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현지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최근 마케팅 관련 부서도 설치하는 등 현지 시장 재공략을 위한 조직 정비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2001년 일본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그랜저, 쏘나타 등 주력 모델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일본 자동차 시장은 도요타, 혼다 등 자국 브랜드 파워가 유독 강해 수입차가 진입하기 어렵다. 일본의 수입차 비중은 8%대에 그친다. 수입차 비중이 17%인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이다.

일본 현지 시장의 경차 수요가 높은 점도 당시 세단 중심 라인업을 갖춘 현대차가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로 작용했다. 실제 2009년 철수 전까지 8년 동안 현대차 판매량은 1만5000대로 연평균 2000대도 못 판 셈이다.


그러나 전동화 흐름 가속화로 상황이 바뀌었다.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개발해 전기차 경쟁력을 갖춘 현대차와 달리 일본 자동차 업체는 그간 하이브리드차와 수소차에 집중하다 뒤늦게 전기차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현재 시장에 출시된 일본 브랜드의 전용 전기차는 전무하다.

현대차가 일본 재진출을 검토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기차 전환기인 현 시점이 틈새 시장을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한 것.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해 11월 일본 니혼게이자이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전기·수소차 분야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정도로 현대차의 라인업도 꽤 바뀌었다"며 "일본 시장에 진출하기에 매우 좋은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최근 저가 전기차로 일본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 사례도 일본 내 수입차 장벽이 낮아졌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오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 확대 정책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올해 대당 전기차 보조금을 최대 80만엔(약 840만원)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작년보다 최대 두 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현대차는 지난해 초 일본 현지에서 사용되는 우핸들 차량(운전석이 우측에 위치)용 부품을 공급받아 아이오닉5와 넥쏘의 우핸들 버전 모델을 생산했다. 일본 진출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었다. 우핸들 차량을 채택하는 국가는 40개국이 넘지만 이중 친환경차 수요가 충분한 곳은 일본 정도라는 판단에서다. 앞서 장 사장도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는 형태로 일본 진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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