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해질녘 무렵, 강원 양양의 온천 리조트인 설해원 내 제일 높은 곳에 있는 노천 스파. 주변은 산으로 둘러싸인 채 수증기가 모락모락 올라올 정도로 뜨거운 온천수로 가득 찬 인피니티 풀이 멀리서부터 손짓을 하는 듯했다. 몸을 담그자마자 그간 쌓인 피로가 눈 녹듯 녹으면서 금세 노곤해졌다. 밖은 영하 10도에 바람까지 세차 머리가 얼얼할 정도로 추웠지만 온천수 덕분에 상쾌하게 느껴졌다. 눈앞에는 눈으로 뒤덮인 설악산 전망이 드넓게 펼쳐졌다. 경치를 멍하니 바라보면서 숨을 내쉴 때마다 코로 강한 찬바람이 들어왔지만 머리는 오히려 맑아졌다. 지상낙원에 머문다면 이런 기분이 아니었을까.설해원에서 1박2일간 머물며 체험한 온천은 해외 유명 관광지 못지않게 주변 경관이 훌륭했을뿐더러 즐길거리도 다양했다. 요즘 여행객 사이에서 노천 스파보다 더 유명한 것은 국내 유일의 온천 수영장. 이 수영장은 지난해 6월 처음 개장하자마자 입소문을 타고 단숨에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설악산과 동해를 품은 정원이라는 설해원(雪海園), 이름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수영장에 몸을 담근 채 주변 전망을 가리는 것 하나 없이 설악산 설경을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됐다. 해가 진 뒤 어둑한 밤에는 설경에 파묻힌 채 별이 가득한 밤하늘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수영장 물을 화학약품을 섞은 물이 아닌 양질의 천연 온천수를 공급하고 있는 것도 이곳만의 특별한 점이다. 100% 원탕의 온천수를 직수로 공급하기 때문에 미백 효과까지 누릴 수 있는 것은 덤이다. 이곳의 온천수는 복운모 화강암과 반려암, 화강암을 기반으로 하는 지질을 뚫고 나와 미네랄이 풍부한 게 특징이다. 하루 1500t의 온천수가 공급되기 때문에 재활용 없이 사용한 물은 그대로 흘려보낸다. 주말을 맞아 설해원을 찾은 직장인 김정미 씨는 “온천을 하면서 있는 그대로 자연의 겨울 풍경을 감상하니 마음이 차분해지고 해외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고 말했다.
양양=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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