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악재 주시 '쓱닷컴'…"우린 다르다" 이커머스 업계의 항변 [박한신의 커머스톡]

입력 2022-02-05 13:00   수정 2022-02-05 18:14


최근 LG그룹과 카카오 등의 자회사 물적분할 후 기업공개(IPO)로 중복 상장에 따른 모회사 할인이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신성장 동력의 첨병이었던 자회사의 상장으로 모회사 지분 가치가 희석돼 기존 주주들이 피해를 본다는 얘기인데요. 이 이슈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까지 보완 공약을 내세울 정도로 뜨거운 이슈가 됐습니다.

성장세가 가파른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에도 올해 상장을 추진하는 회사들이 있습니다. 이마트의 자회사 SSG닷컴(쓱닷컴), 오아시스 등이 대표적입니다. 쓱닷컴에 대해서도 일각에선 "성장성이 높은 이커머스 사업이 '쪼개기 상장'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쓱닷컴의 상장으로 이마트의 성장성이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커머스 업계는 "온·오프라인의 연합과 협력이 필수적인 유통은 자회사가 자기 갈 길을 가버리는 최근 IT 기업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의견을 한목소리로 내놓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억울하다는 것이죠. 우선, 문제가 된 IT 회사들처럼 전혀 다른 분야의 알짜 신사업을 따로 떼어 내 신설회사 주주들만 이익을 보는 구조가 아니라는 항변입니다. 이마트와 쓱닷컴은 사업구조 상 뗄레야 뗄 수 없는 협력관계라는 주장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사실상 이마트의 물건을 온라인에서 대신 팔아주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는 쓱닷컴이 이마트와 별개로 혼자 잘 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쓱닷컴의 수익모델은 이마트를 비롯한 신세계그룹의 상품을 대신 팔아주고 수수료를 받는 형태입니다. 모회사와 완전 별개의 길을 갈 수 있는 기존 사례와 달리 쓱닷컴과 이마트의 이해관계는 일치하는 셈이죠. 쓱닷컴 전국 배송 또한 이마트 매장의 PP센터 활용도가 높습니다.


물적분할 자회사의 필요에 의해 상장을 했던 기존 사례와 또 다른 포인트는 쓱닷컴 상장은 다름 아닌 이마트의 필요 때문이라는 점입니다. 저물어 가는 오프라인 사업 위주였던 이마트가 온라인 커머스를 잘 하기 위해 별도법인으로 분할한 게 쓱닷컴이고, 쓱닷컴의 상장 또한 이마트가 온라인 투자를 더욱 늘리기 위한 방법입니다. 쓱닷컴이 상장으로 자금을 조달해 물류센터를 짓고 IT 투자를 하면 결국 모회사인 이마트의 상품을 온라인에서도 많이 팔 수 있는 것이고, '이마트-쓱닷컴 연합군'이 글로벌 금융자본의 투자를 받은 쿠팡과 겨뤄볼 수 있다는 계산이죠. 말하자면 쓱닷컴은 같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이마트와 함께 나선 선봉대인 셈입니다.

쓱닷컴이 이마트와 신세계로부터 물적분할된 것은 2019년 3월입니다. 이 때 어피너티 등 사모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2023년까지 상장하기로 약속했죠. 3년 전 이미 물적분할을 했고, 탄생과 동시에 상장을 준비해 온 회사라는 얘깁니다. 수 년 째 상장이란 시험을 보기 위해 길을 걷던 중 마침 물적분할이 악재가 되는 상황을 만난 셈이죠.

물론 이마트와 쓱닷컴이 상장 이후 한 배를 타는 구조더라도, 중복 상장에 따른 할인 우려는 충분히 존재할 만 합니다. 다만 '페이' 따로, '뱅크' 따로, '배터리' 따로 가는 앞선 사례와는 다르다는 주장 또한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상장 자회사 디스카운트 우려에 대해 이마트도 자유롭지는 못한 상황임은 분명하다"면서도 "그 전에 이마트 주가에 쓱닷컴의 가치를 우선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습니다. 지주사 할인을 고려하기 이전에 쓱닷컴의 가치 반영부터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이마트에 쓱닷컴의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기 위해 추진된 방법이 IPO"라며 "트레이드 오프 관계가 아닌 시너지를 추구하는 관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쓱닷컴이 확보한 상장 기한은 내년까지입니다. 아직 시간이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죠. 앞으로 쓱닷컴과 이마트가 일각의 우려 목소리를 설득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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