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진 1호 메달' 안긴 김민석, 평창 이어 베이징서 태극기 휘날렸다

입력 2022-02-09 00:12   수정 2022-03-10 00:01


갖은 악재로 ‘메달 가뭄’에 시달리던 한국에 단비 같은 동메달이 나왔다.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중장거리 간판인 ‘빙속 괴물’ 김민석(23)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1호 메달’ 주인공이 됐다.

김민석은 8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1분44초24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네덜란드의 키얼트 나위스(1분43초21)와 토머스 크롤(1분43초55)에 이어 세 번째로 빨랐다.

김민석은 “내가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 주인공이 될 것이라곤 상상하지 못했다”며 “앞서 쇼트트랙에서 좋지 않은 사건들이 있었는데 한국 선수단에 힘이 돼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동메달이 (한국 선수단에)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1500m 동메달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그는 평창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 종목에서 메달을 땄고, 이번 대회에서도 아시아 유일 메달리스트의 입지를 다졌다.

스피드 스케이팅 종목 중에서도 힘들기로 유명한 1500m는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종목’으로 불린다. 초반에 폭발적인 힘을 비교적 짧은 시간에 쏟아내는 단거리나 완급 조절을 해가며 빙판을 달리는 장거리와 달리 1500m는 속도를 올려놓고 그 속도를 끝까지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폭이 큰 장신 선수가 즐비한 네덜란드와 노르웨이 등 유럽권 선수들이 이 종목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온 이유다.

반면 아시아 선수들은 메달을 따기가 어려웠다. 이 종목의 최근 10개 올림픽 금메달 주인공 가운데 김민석(178㎝)보다 키가 작은 선수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우승한 미국의 데릭 파라(162㎝)가 유일했다. 그 외에 금메달은 180㎝ 이상의 장신 선수들이 차지했다. 이날 우승한 나위스는 186㎝, 은메달리스트 크롤은 192㎝다.

크롤보다 머리 하나가 작은 김민석은 경쟁자들이 한 걸음을 뗄 때 두 번 얼음을 박차고 나갔다. 11조 인코스에서 경기한 그는 세계 기록 보유자인 나위스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초반 300m를 전체 9위(25초38)로 끊은 그는 ‘악바리 근성’을 바탕으로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마지막 1100~1500m 구간을 28초50 만에 주파하며 전체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기 후 김민석은 “나는 할 만큼 다 했다. 후회는 없다. 네덜란드 선수들이 나보다 더 잘 탔을 뿐”이라며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김민석과 레이스를 펼친 나위스는 1분43초21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0조에서 뛴 크롤은 1분43초55를 기록해 올림픽 기록을 20년 만에 깼으나 바로 다음 조에서 뛴 나위스가 이를 다시 경신하면서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같은 종목에 출전한 박성현(23)은 1분47초59로 21위를 기록했다.

김민석은 남자 1000m(18일)와 팀추월(15일)에서 추가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특히 팀추월은 4년 전 평창에서 그가 은메달을 딴 종목으로, 당시 주역인 이승훈(34), 정재원(21)과 다시 함께 호흡을 맞춘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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