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급감에도 외지인은 샀다…서울 매입 비중 27% '역대 최고'

작년 부동산 거래가 크게 줄었지만 서울에서 주택을 매입한 외지인의 매입 비중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주택 매매 12만6834건 가운데 서울에 거주하지 않는 외지인의 매입은 3만4373건(27.1%)으로 집계됐다.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주택 매매량 통계를 분석한 결과다.

27.1%는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이다. 서울 주택에 대한 외지인 매입 비중은 2016년 17.0%에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해인 2017년 19.3%로 높아졌고, 이후 2018년 21.3%, 2019년 24.0%, 2020년 25.7%, 2021년 27.1%로 5년 연속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외지인 주택 매입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강서구(33.5%)였다. 강서구 주택 매매 9583건 중 3214건이 타지역 거주자 매입으로 세 건 중 한 건은 외지인이 사들인 셈이다. 도봉구(32.8%) 양천구(32.4%) 구로구(32.1%) 용산구(31.8%) 관악구(31.0%) 등에서도 외지인 매입 비중이 30%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0월 이후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대출 규제 강화, 기준금리 인상 압력 등의 영향으로 서울 주택 매매시장이 침체 분위기를 보이면서 외지인의 서울 주택 매입이 상대적으로 활발해졌다는 분석이다. 서울 지역의 신규 주택 공급은 여전히 부족해 집값이 조정을 받더라도 장기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기대에 매수세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오세훈표 정비사업’인 신속통합기획이 강남 등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주택 평균 매매가는 2020년 12월 7억327만원에서 작년 12월 8억8184만원으로 1년 새 25.4% 급등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똘똘한 한 채’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지방에서 서울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며 “최근 집값이 다소 꺾이는 분위기지만 서울 주택 선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