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영변 핵시설서 열 감지…플루토늄 생산 정황도 포착"

입력 2022-02-14 15:24   수정 2022-02-14 15:26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을 가동하고 있다는 정황이 또 다시 포착됐다. 핵무기를 만들기 위해 필수적인 우라늄 농축 시설 뿐 아니라 플루토늄 확보를 위한 핵심 시설에서의 활동도 감지됐다. 지난달 모라토리엄(핵실험·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잠정 유예)을 해제한다고 밝힌 이후 핵 활동 움직임까지 본격화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리 헤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은 13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에 영변 핵시설 관련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일부 공개하고 “2월 1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보면 영변 우라늄농축공장 단지 여러 곳에서 눈이 녹은 모습이 관측된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분리기 설치 공간에 육불화우라늄을 넣고 빼는 공급소와 통제실을 포함하는 부분에 눈이 녹았다”며 “이곳은 시설이 가동 중일 때만 가열된다”고 덧붙였다. 우라늄농축공장은 원심분리기 등을 이용해 천연우라늄에 포함된 핵물질을 농축해 핵무기 제조를 위한 고농축우라늄을 만드는 시설이다.

최근 들어 북한이 핵 개발의 심장부인 영변 핵 시설을 가동하고 있다는 징후는 잇달아 포착되고 있다. 북한은 앞서 2019년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영변 핵 시설의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져왔다. 하지만 IAEA는 지난해 9월 총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같은해 7월부터 5㎿ 원자로 가동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8월부터는 5㎿급 원자로와 주변 건물에서 증기가 피어오르고 배수로 방수가 이뤄지는 등의 정황도 포착됐다. 헤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플루토늄 확보에 핵심적인 시설인 5㎿ 원자로에서도 활동이 계속 감지된다”며 “5㎿ 원자로를 통해 약 6kg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이 핵 억지력 추가 개발을 선언했을 때 과학자들에게 핵탄두 소형화를 지시했는데 북한이 이에 성공할 경우 탄두 당 플루토늄의 양을 4kg 정도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북한 비핵화 협상이 재개될 경우 영변 핵 시설의 폐쇄가 아닌 해체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헤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1994년 제네바합의 협상 당시 북한은 5㎿ 원자로와 재처리 공장을 해체하는 대신 폐쇄하겠다고 주장했고 결국 해당 시설들의 유지가 허용돼 북한이 원하면 언제든지 신속히 재가동할 수 있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모라토리엄 해제를 선언한 북한이 핵 개발 징후까지 보이며 이른 시일 무력 도발의 수위를 높일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북한은 이미 지난달 30일 5년여만에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하며 사실상 모라토리엄 파기 수순에 나섰다. 통일부는 14일 “영변을 포함한 북한의 핵·미사일 동향에 대해서는 긴밀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면밀하게 추적 감시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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