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종영한 tvN 인기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의 숨은 주역은 ‘공진’이었다. 공진은 극 중 배경. 강원 청호시 공진이라고 배경 설명이 돼 있지만 현실에선 청호시도, 공진도 없다. 드라마 속 마을 할머니들은 강원도 사투리를 쓰지만 촬영지는 강원도가 아니라 경북 포항이었다.
으뜸은 드라마 촬영지다. 북구 흥해 오도리 사방기념공원을 비롯해 5일장이 열리는 청하시장, 청진3리 어민복지회관, 석병1리 마을회관, 양포항, 월포해수욕장 등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해안가 등 갯마을 차차차 촬영지는 주중에도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2019년 말 막을 내린 TV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동백앓이는 현재도 진행형이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극 중 아름다운 구룡포 바다를 품은 일본인 가옥거리, 구룡포공원 계단 등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는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물회, 과메기 등의 상점도 늘어난 손님에 미소를 짓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드라마와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포항을 전국적으로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구룡포뿐만 아니라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등도 코로나로 지친 심신을 힐링할 수 있는 언택트 관광명소로 더 사랑받고 있다”고 말했다.
‘뷰 맛집’ 스페이스워크를 통해 이제 포항의 철은 ‘산업의 쌀’에서 ‘관광의 꽃’으로, 포항의 도시 브랜드는 ‘철강도시’에서 ‘해양관광도시’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핵심 타깃은 ‘해빗-어스(H.A.B.I.T.-U.S)’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의 변화로 ‘현재 나의 행복’에 초점을 맞추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올해 관광트렌드는 여행을 통해 자신의 취향을 경험하고 기록한다는 의미의 해빗-어스가 핵심을 이룬다. 올해 7월 오픈을 목표로 셀프투어가 가능한 여행 설계 서비스와 GPS 기반 통합 관광정보(숙박 체험 음식)를 담은 ‘내 손안의 포항여행’ 문화관광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한 이유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아련함은 포항지역에 산재한 관광자원을 스토리로 엮는 ‘스토리텔링 포항의 길’ 발굴로 올해 이어질 전망이다.
포항시는 코로나19 추이를 지켜보면서 지역 대표 축제(포항국제불빛축제, 해병대축제) 개최로 1000만 관광객 유치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 신규 사업으로 철길숲과 효자시장, 구도심 야시장, 문화행사를 연계한 지역소비형 야간축제인 ‘철길숲야행축제’와 언택트 생태관광지 호미곶을 특화한 ‘포항캠핑페스타’ ‘호미반도해안둘레길 걷기 축제’ 등을 추진한다.
스페이스워크가 전국에 포항 관광의 진면목을 알리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여남 스카이워크’가 문을 열고 내년에 해상케이블카와 컨벤션센터, 특급호텔 등이 차례로 들어서면 포항 영일만관광특구의 모습이 위용을 갖출 것으로 포항시는 전망했다. 영일만특구에 국내외 크루즈 여행객을 유치하기 위한 해양레포츠, 자연생태, 역사탐방 중심의 관광상품 등의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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