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서치가 선거판 흔든다"…여론조사에 휘둘리지 않는 법 [조미현의 국회 삐뚤게 보기]

입력 2022-02-28 16:25   수정 2022-02-28 16:28


여론조사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는 28일 조사 방식이 다른 두 개의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기존 정례 조사인 ARS(자동응답) 100% 조사와 별개로 전화면접 100% 조사를 진행한 것인데요.

결과는 큰 차이가 났습니다. ARS 조사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접전을 보였지만, 전화면접 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렸습니다.

KSOI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ARS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43.2%, 윤 후보는 45.0%로 윤 후보 우세의 접전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전화면접에서는 이 후보가 43.8%, 윤 후보가 36.1%로, 이 후보가 오차범위 밖 우위를 점했습니다.

KSOI 측은 "현재 여론 지형을 다각적으로 조사하는 한편, 조사 방법에 따라서 결괏값이 다른 점을 있는 그대로 알려 여론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라고 밝혔습니다.

다른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석연치 않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용구 중앙대 응용통계학 명예교수는 "여론조사에서 중요한 건 추세"라며 "기존 조사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 조사가 갑자기 나온 건 통상적이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20여년간 여론조사 업계에 몸담은 한 관계자는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게 아닌가 싶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KSOI의 설명처럼 조사 방법에 따라 결과가 다른 경향을 보이는 건 사실입니다. 일반적으로 전화면접은 정부·여당 지지층이 답하는 비율이 높다고 합니다. 조사원이 직접 조사하다 보니 현 정부나 집권당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정치적인 의견을 말하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KSOI의 조사는 금요일이었던 2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토요일인 2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이틀간 진행됐는데요. 유권자 대부분이 평일 낮에 일하는 상황에서 상당 시간 소요되는 여론조사에 응하는 응답자라면, 여당의 적극 지지층 또는 정치 고(高)관여층 비중이 높다고 볼 수 있다는 겁니다.

KSOI 측은 같은 날 두 개의 조사를 발표한 이유에 대해 "같은 기간에 조사된 여론조사를 발표하지 않는 게 오히려 여론조작"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난립하는 여론조사가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여론조사업계에서는 '폴리서치(politics+research)' 또는 '폴리서처(politics+researcher)'가 여론조사에 대한 전체적인 신뢰성을 떨어뜨린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여론조사기관 윈지코리아컨설팅의 박시영 대표는 이날 SNS에 2030 청년층을 향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대안이라 말할 수 있겠나"라며 "대통령감이 아님을 그대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지 않은가"라고 글을 남겼습니다. 이 후보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를 호소한 것입니다.

공정성이 생명인 여론조사기관의 대표가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건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박 대표는 해당 글이 논란이 되자 글을 삭제했습니다.

일부 여론조사기관은 정치권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합니다. 여론조사기관 A는 여권 유력 정치인 B씨를 따르는 인물들이 설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을 설립한 이근형 씨 역시 이재명 캠프 미래기획단장을 맡고 있습니다.

쏟아져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여론조사기관 관계자가 정치권 출신은 아닌지 △조사 하나가 아닌 과거 추세를 살펴볼 수 있는지 △일관된 조사 방식이 유지되는지 등을 따져보는 것이 좋습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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