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년…뉴욕·런던 '빈 사무실' 확 늘었다

입력 2022-02-28 17:21   수정 2022-03-01 00:46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도시는 위기 때마다 강해져왔다. 1666년 영국 런던을 송두리째 태워버린 대화재 이후 화재 안전 규정이 시행됐다. 건축가는 건물 자재를 목재에서 돌로 바꿨다. 1850년대 콜레라가 세계를 휩쓸었을 때 미국 주요 도시는 하수도를, 프랑스는 가로수 정비와 대로 건설 등에 박차를 가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도시의 위기는 과거와 달랐다.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주요 상권이 위협받고 있다. 미국 맨해튼, 런던, 일본 도쿄와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 등 세계 비즈니스 중심지가 ‘오피스 엑소더스’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매력 떨어진 ‘금싸라기 땅’
오피스 밀집 지구는 그동안 금싸라기 땅이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직장과 거주지의 거리가 가까운 직주근접이 근로자에게 매우 중요했다. 오피스 밀집 지구는 다양한 기업이 모여 발휘하는 네트워크 효과까지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빈 사무실이 늘고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8%에 불과했던 세계 오피스 공실률은 최근 12%까지 올랐다. 런던 사무실의 18%가, 뉴욕은 16%가 공실이다. 정보기술(IT) 중심지인 샌프란시스코 사무실은 20%가 비어 있다.

투자 매력도 떨어졌다. 전통적으로 사무실 밀집 지역은 미국 상업용 부동산 포트폴리오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사무실에 대한 투자는 전체 투자의 20% 미만으로 하락했다. 외국인 투자도 코로나19 이전 평균치보다 떨어졌다.

부동산값과 임대료도 하향세다. 샌프란시스코 금융 밀집 지역은 2019년 말 이후 부동산 가격이 20% 떨어졌고 맨해튼의 임대료는 코로나19 이후 8%가량 떨어졌다.
주변 상권에도 타격
비즈니스 지구의 위축은 주변 소규모 사업체를 붕괴시킨다는 점에서 더 위협적이다. 오피스에서 일하는 이들이 이탈하면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소규모 사업체는 이미 공급망 병목현상, 원자재 가격 상승, 구인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런던 소매상 매출은 올 1월 기준 코로나19 이전의 55% 수준으로 떨어졌다. 런던 금융 중심가 카나리워프 주변 지역은 더 타격이 심해 45% 수준으로 하락했다.

도심 오피스가 비어가면서 세수도 감소하고 대중교통 사업도 적자가 나고 있다. 뉴욕 지하철을 운영하는 메트로폴리탄 교통당국은 “연방정부 지원이 단계적으로 줄면서 2025년까지 14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기업 양극화 심화할 것
오피스 시장은 양극화하고 있다. 기업은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좋은 사무실을 마련하는 데 돈을 쓰고 있다. 정부의 환경 규제도 맞춰야 한다.

구글은 지난 1월 영국 토트넘에서 10억달러를 들여 오피스를 사들였다. 씨티그룹은 3년 동안 1억파운드를 투자해 카나리워프에 있는 고층 빌딩을 새로 단장할 계획을 밝혔다.

FT는 이런 지출이 오피스 지구의 양극화라는 상흔을 남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이후 떠나간 근로자가 기꺼이 사무실로 돌아올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업이 투자를 통해 ‘본전’을 건질 수 있을지가 불투명해서다. 리서치 회사 갤러거에 따르면 영국 노동자의 30%가 파트타임으로도 일터에 복귀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재커리 게이지 UBS 리서치책임은 “근로자가 돌아올 것이라는 근거는 없다”며 “그들이 다시 사무실에 들어가지 않는 이유는 건물 때문이 아니라 출퇴근의 불편함과 재택근무의 편안함 때문”이라고 말했다. FT는 “입주 물량 감소와 환경 기준 상향이라는 압박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의 격차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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