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손 떼는 '글로벌 큰손'…英BP, 30년 사업 파트너와 결별

입력 2022-02-28 17:33   수정 2022-03-01 00:47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향한 국제사회의 제재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기업과 연기금도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 지분을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BP는 2013년 로스네프트에 투자해 지분 19.75%를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외국 기업이 러시아에 투자한 금액으로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꼽혀왔다.

영국 정부가 BP와 로스네프트 관계에 우려를 밝힌 것이 이번 지분 매각의 주요 원인이다. 콰지 콸텅 영국 기업부 장관은 최근 버나드 루니 BP 최고경영자(CEO)와 화상면담을 하며 정부 방침을 전달했다. BP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은 비극을 초래하는 침략 행위”라고 말했다. 루니 CEO는 로스네프트의 이사직을 사임할 예정이다. 이에 로스네프트는 “정치적 압력으로 양사의 성공적인 협력 관계가 무너졌다”고 반발했다.

BP가 감당해야 할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최근 로스네프트 주가 하락분 및 환차손을 반영하면 BP의 관련 손실액은 최대 250억달러(약 30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BP는 로스네프트로부터 받아온 배당도 포기해야 한다. BP는 지난해에만 6억4000만달러의 배당을 받았고 올해는 10억달러 이상을 기대해왔다. BP와 로스네프트가 30년가량 긴밀하게 이어온 사업적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프랑스 토탈, 영국 쉘 등 다른 석유회사도 BP처럼 러시아와의 관계를 청산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국부펀드는 러시아 신규 투자를 전면 중단하고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 기업 주식 등을 매각하기로 했다. 노르웨이국부펀드는 지난해 말 기준 러시아 주식 및 채권을 250억크로네(약 3조360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 최대 은행으로 국영인 스베르방크, 국영 가스기업 가즈프롬 등에 투자했다.

그동안 노르웨이 정부는 국부펀드가 비정치적인 장기 투자자임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정부가 러시아에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결국 국부펀드의 투자 방침에도 여파가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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