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메타버스로 몰리고 있다. 28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에선 증강현실(AR)을 중심으로 한 메타버스 기술이 전시의 ‘킬러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전시장 부스마다 AR 안경(스마트글라스)을 쓴 사람들이 허공을 둘러보며 팔을 휘젓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현실 위에 덧씌워진 디지털 이미지나 영상을 보고 있는 관람객들이다.

중국 오포는 초경량 AR 기기 ‘에어글라스’를 전시에 출품했다. 다음달부터 자국 내 판매에 들어가는 신제품으로 반쪽짜리 안경 형태인 게 특징이다. 무게가 30g으로 동종 제품 중 가장 가볍다. 전용 안경테를 쓰고 한쪽에 렌즈를 붙이면 오늘의 날씨 등 각종 정보가 눈앞에 나타난다. 제품을 착용하면 길을 걸을 때 스마트폰을 보지 않고 두 손이 자유로운 채로 길 안내나 날씨, 일정 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시장에서 만난 오포 관계자는 “AR 기기가 마이크를 내장하고 있어 영어와 중국어를 실시간으로 번역해 보여줄 수 있다”며 “아시아·유럽 시장에도 출시 일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포는 안경 형태 AR 기기도 전시했다. 양쪽 눈으로 360도 AR 콘텐츠를 볼 수 있게 한 제품이다. 우주 풍경을 선택하니 시야에 따라 전시장 벽과 천장 위로 서로 다른 별자리가 보였다.
화웨이는 자사 AR 안경과 자체 검색엔진 ‘페탈서치’를 활용한 AR 검색 서비스를 MWC 2022에서 공개했다. AR 안경을 통해 음성 명령을 내리고 검색 결과를 실시간 번역해 볼 수 있다. 화웨이 관계자는 “자체 개발한 모바일 클라우드를 통해 개발자들이 AR 엔진과 음성편집기, 3차원(3D) 모델링 솔루션 등을 쓸 수 있게 하고 있다”며 “화웨이 AR 생태계를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가전기업 TCL도 안경 형태 AR 기기를 출품했다. 이 기기로는 집 안 각종 전자기기도 작동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메타버스용 AR 기기를 내놓을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디지털경험(DX) 부문을 총괄하는 한종희 부회장은 “삼성전자도 메타버스 플랫폼 디바이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 초 ICT업계에 유출된 영상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뿔테 안경 모양 AR 기기를 준비하고 있다. 영상 통화와 게임, 이메일 기능 등을 지원하는 기기다. 이 기기를 갤럭시 워치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연결해 조작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알려졌다.
바르셀로나=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