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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TV토론 직후 만남 제안…2시간30분 '2+2 새벽 담판'

입력 2022-03-03 17:16   수정 2022-03-04 01:25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3일 극적인 단일화 합의에는 안 후보의 결심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새벽 회동은 안 후보의 제의로 이뤄졌다. 사실상 야권 단일화에 대해 ‘반포기’ 상태였던 윤 후보와 국민의힘이었지만, 안 후보의 전격적인 입장 선회로 사전투표 하루 전 이례적인 단일화가 성사됐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안 후보는 전날 밤 마지막 법정 TV토론이 끝난 후 윤 후보에게 먼저 다가가 만남을 제의했다. 이전부터 윤 후보 측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협상을 이어온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토론 직후 안 후보에게 회동을 추진하자고 제안했고, 안 후보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그동안 단일화에 회의적이었지만 극적으로 입장을 선회한 셈이다.

TV토론 후 서울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선거홍보 관련 촬영을 하고 있던 윤 후보는 이후 장 의원을 통해 안 후보의 더 구체적인 회동 제안을 전달받았다. 윤 후보는 당시 ‘안 후보의 진의가 무엇인지’ ‘단일화를 위해 어떤 조건은 가능하고, 어떤 조건은 불가능한지’ 등을 주위 참모들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는 또다시 단일화에 실패하면 ‘단일화 책임론’을 떠안게 될 우려가 있었지만 고민 끝에 윤 후보는 안 후보와 만나기로 결정했다. 만남은 서울 논현동에 있는 성광제 KAIST 교수의 집에서 이뤄졌다. 장 의원의 매형인 성 교수는 안 후보가 과거 KAIST 교수로 있을 때 알고 지낸 사이다. 이 자리에는 장 의원과 이 의원도 함께 배석했다.

밤 12시가 넘어 만난 윤석열·안철수·장제원·이태규 네 사람은 맥주를 마시며 새벽 2시30분까지 대화를 나눴다. 정치철학과 국정운영 방향, 단일화에 대한 생각 등을 서로 공유했다. 안 후보는 “그동안 정치하면서 만든 단일화 각서와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는데, 결국은 신뢰의 문제”라고 말했고, 윤 후보는 “맞다. 종이각서가 뭐가 필요하겠나. 나를 믿어라, 나도 안 후보를 믿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는 또 “윤석열 정권이 성공하면 안철수의 미래도 성공하는 게 아닙니까”라고도 말했다. 두 사람은 “만나니까 오해가 풀린다”는 대화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협상은 결국 성공적으로 끝났다. 안 후보는 아무런 조건 없이 윤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대선 승리 시 인수위원회와 통합정부에 안 후보 측을 참여시키기로 했다. 당 대 당 합당 역시 합의했다.

안 후보는 오전 3시께 국민의당 주요 관계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SNS 대화방에 단일화 합의 사실을 알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오늘 공동 선언문에도 포함된 통합·실용·개혁·미래 등 안 후보가 내세운 가치를 윤 후보가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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