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유리창에 태극기"…주우크라 대사관 12시간 달려 대피 완료

입력 2022-03-03 18:40   수정 2022-03-17 00:31

주우크라이나 한국대사관이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철수를 완료했다. 공관원들은 안전 확보를 위해 이동 중 차량에 태극기를 부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3일 김형태 대사를 비롯한 주우크라이나 대사관 직원들이 교민들을 인솔해 한국시간 전날 키이우를 출발해 한국시간 이날 오전 4시30분께 체르니우치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체르니우치는 우크라이나 남부의 루마니아 접경지다. 김 대사를 비롯한 공관원들은 지난달 27일 체르니우치에 먼저 와 있던 다른 공관원들과 합류해 임시사무소를 운영할 예정이다.

김 대사 일행이 이동한 경로는 약 600㎞로 평소엔 차량으로 5시간 가량 걸리지만 이날 12시간 넘게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군의 무력침공 개시 이후 다수의 피란민들이 육로로 인근 루마니아 등으로 출국하기 위해 접경지 체르니우치로 향해 교통체증이 심각한 데다 검문·검색도 강화됐기 때문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크라이나 경찰당국이 이동과정에서 많은 협조를 해줬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동 과정에서 차량 앞 유리창에 태극기를 부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태극기를 부착해서) 검문 통과나 다른 위협으로부터 안전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며 “(대사관 이동차량을 보고) 현지인들 차량 10여대가 마치 경찰차를 따라가는 것처럼, 따라서 행렬을 지어 움직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주우크라이나대사관이 수도 키이우에서 철수한 건 1992년 12월 대사관 개설 이후 처음이다. 러시아가 2014년 크름(크림)반도를 강제병합했을 때도 대사관을 이동하지는 않았다. 대사관 직원들은 체르니우치와 르비우(리비프), 그리고 루마니아 임시사무소에 나뉘어 근무하며 우리 국민 보호와 출국 지원활동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대사관 측에선 키이우에 있던 다른 교민 10여명에게도 동행을 요청했지만 이동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인과 건강상 이유 등 때문에 거절했다고 전해졌다.

이날 오전 현재 우크라이나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은 40명으로 전날 오후보다 2명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2명의 우리 국민은 모두 몰도바로 출국했다. 하지만 대사관의 지속적인 출국 요청에도 현지 체류 국민 중 26명은 계속해서 현지 잔류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나머지 14명의 우리 국민은 접경지로 이동 중이거나 출국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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