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도어가 찾아낸 규칙성은 오랜 기간 유지됐다. 헝가리 태생이면서 영국 런던경제대 교수였던 니콜라스 칼도어는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노동과 자본이 차지하는 몫은 언제나 각각 3분의 2와 3분의 1 수준이라는 점을 밝혀냈다. 경제구조가 농업에서 제조업 중심으로 변할 때도 이 규칙은 변하지 않았다. 경제학에서는 이 놀라운 규칙성을 ‘정형화된 사실’이라고 표현해왔다.
하지만 최근 시장지배력이 노동과 자본에 돌아가는 몫을 줄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판매상품에 대해 시장지배력을 지닌 기업은 더 적게 생산해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임금을 낮추고, 채용노동자 수를 줄일 수 있다. 맥주시장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세계 맥주산업의 두 거인인 앤하이저부시와 인베브는 합병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높인 뒤 더 비싼 가격에 더 적은 수량의 맥주를 판매한다. 합병 전 앤하이저부시는 ‘버드와이저’를, 인베브는 ‘스텔라 아르투아’를 판매했다. 합병 전 맥주 한 병을 2달러에 판매할 때 버드와이저 수요는 2000병이었고, 스텔라 아르투아 수요는 3000병이었다. 합병 후에는 맥주 가격을 3달러로 올렸다. 그러자 수요는 각각 1500병과 2500병으로 감소했다. 가격 인상으로 전체 수요는 5000병에서 4000병으로 감소했지만, 합병 후 수입이 1만달러에서 1만2000달러로 늘었다. 맥주 가격 상승은 소비 감소를 의미하고, 이에 따라 생산도 감소한다. 맥주회사는 생산을 위해 더 적은 자본을 투자하며, 더 적은 수의 노동자를 채용한다. 이에 따라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몫도 하락한다. 만약 업종마다 이런 지배기업이 존재한다면 경제 전체의 임금이 낮아져 노동분배율이 감소하는 것이다.
한편 기업의 높은 지배력은 노동시장에서의 수요독점을 형성한다. 이 같은 노동의 수요독점은 저임금 현상으로 이어진다. 노동을 공급하는 근로자 입장에서 나의 노동력을 판매할 기업이 단 하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 노동자 간 노동공급 경쟁은 과열되고, 기업은 더 낮은 대가(임금)를 지급할 것이다. 이처럼 특정 기업 중심의 높은 시장지배력은 나의 삶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분명 기업친화적 정책과 시장친화적 정책은 다르다. 많은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이전에 없던 시장지배 형태가 나타나는 오늘날, 경쟁이 보장된 자본주의 체제가 유지될 수 있는 정책적, 제도적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