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벤처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새롭게 유니콘 기업에 올라선 스타트업은 두나무와 컬리 단 2개에 그쳤다. 세계적으로 스타트업으로 뭉칫돈이 몰리며 517개 유니콘 기업이 탄생한 것에 비하면 적은 숫자다. 아시아 전체로도 30개 유니콘 기업이 탄생했다. 대다수가 인도, 중국 스타트업으로 알려졌다. 미국 한 곳만 78개 유니콘 기업을 배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벤처캐피털(VC)업계 관계자는 “초기 사업 기반을 닦는 데 돈을 많이 투자하는 스타트업은 유니콘 기업이 된 이후에야 돈을 실제로 벌고, 사업을 확장하게 된다”며 “유니콘 기업이 되지 못하면 투자자의 투자금도 회수되지 않아 생태계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내 스타트업계는 특히 ‘스케일업’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2018~2020년 국내 벤처 투자 중 시리즈C 이상이 차지한 비율은 5.1%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미국(13.5%), 인도(12%), 이스라엘(11.7%)에 비하면 적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이 활발하지 못한 탓이라고 분석한다. 스타트업 기업공개(IPO) 보다 이른 시기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M&A가 활발해야 VC가 대규모 후기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다. 스타트업 투자 회수 방식 중 M&A 비중은 국내가 52.9%로 미국(88.7%), 인도 (93.1%), 이스라엘(85.9%)에 비해 낮다.
M&A를 활성화하려면 규제를 완전히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 참여가 활발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 글로벌 기업은 제한 없이 CVC를 육성해 스타트업 투자 및 인수를 진행하고 있다. 반면 국내 대기업은 지주사 지분 100%의 완전자회사 형태로만 CVC를 설립할 수 있고 자기자본 200% 이내로 외부자금 차입이 제한돼 있어 활동에 제약이 있다.
구민기/최다은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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