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기억에 남는 장면이 두 가지 있다. 그중 하나가 2016년 미국 45대 대통령 선거다. 선거 전날인 11월 7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하루 동안 3000㎞를 도는 유세 일정을 강행했다. 남부 플로리다주부터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뉴햄프셔를 거쳐 오대호 인근 미시간주까지 5개 주요 경합주를 도는 살인적 행군이었다. 만 70세의 트럼프가 햄버거를 먹으며 두 시간 단위로 유세장을 찍고 돌자, 그에게 비(非)우호적이던 미 언론들조차 혀를 내둘렀다. 그의 메시지는 간단했다. “내게 망가진 나라를 고칠 기회를 달라. 나가서 투표해 달라(Get Out The Vote).” 그 호소가 먹혔던 걸까. 트럼프는 538명의 선거인단 중 304명을 확보,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빙 우세가 점쳐지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227명)를 꺾고 승리했다.20대 대선 투표일 아침, 멀리 미국 대선과 20년 전 한국 대선을 소환한 이유는 승리는 항상 절실한 쪽의 편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특히 이번처럼 결과를 예단하기 힘든 경우엔 더 그렇다. 2강(强) 구도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은 말 그대로 예측불허다. 블랙아웃(여론조사 결과 발표 및 보도 금지 기간) 전 여론조사는 대체로 윤 후보의 오차범위 내 우세였다. 그러나 이 후보의 약진으로 결과가 뒤집힌 조사도 있었다. 거기다 야권 단일화와 역대급 사전 투표율(36.93%)이라는 변수까지 겹쳐 더 오리무중이 됐다. 여야 후보는 “단일화 역풍이 불 것” “정권교체 열망이 폭발할 것”이라며 서로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생각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들을 관리하는 정부로서는 얼마나 좋은 일인가”라고 말한 게 히틀러다. 잘 생각해 보면 선거판을 진흙탕으로 만든 세력과 그 저의가 분명히 있다. 그러고는 ‘도긴개긴’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럴 때일수록 유권자들은 새벽처럼 깨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후보들이 일자리는 어떻게 만들겠다는 건지, 대북·4강 외교와 에너지, 노동 정책은 어떻게 가져가겠다는 건지 하나씩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오늘은 깨어 있는 시민의식이 대한민국 미래를 결정하는 날이다. 오후 6시(확진자는 7시30분)까지 현장에 도착하면 투표할 수 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지금 나가서 투표하라!(Get Out The V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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