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겠다'던 유니클로도 '사업 중단'…기업들 '탈러시아 선언'

입력 2022-03-11 09:56   수정 2022-04-10 00:02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시장에서 발을 빼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러시아 시장에 남겠다고 했던 일본 패션브랜드 유니클로는 입장을 바꿔 현지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대형 은행들도 '탈러시아'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은 성명을 통해 "인권을 침해하고 평화를 위협하는 침략을 규탄한다"며 러시아 사업 중단을 발표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2010년 러시아에 진출했다. 지난달 28일 기준 러시아의 유니클로 매장 수는 50개에 달한다. 아시아 이외 지역에서 가장 많다.

애초 유니클로는 러시아에서 사업을 계속한다는 방침이었다. 야나이 타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은 지난 7일 "의류는 생활필수품"이라며 "러시아 사람들도 우리와 똑같이 (옷을) 살 권리가 있다"고 했다. 러시아 시장에 남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됐다. 당시 패스트리테일링 대변인도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할 것"이라면서도 "현재로서는 영업을 중단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재검토를 거쳐 입장을 바꾼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성명을 통해 "러시아에서의 사업 종료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 주요 은행 가운데 러시아 사업 중단을 선언한 첫 사례다. 이런 결정 배경에는 서방의 러시아 금융 제재가 쏟아지면서 영업이 극도로 어려워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은행들은 러시아 사업 비중이 매우 낮아 철수 부담이 작은 편이다.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러시아 시장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9억4000만달러로 전체 자산의 0.1%를 밑돈다.


미국 최대(자산 규모 기준) 은행인 JP모간도 성명을 내고 러시아 신규 사업 중단을 발표했다. 회사 측은 "세계 각국 정부의 지시에 따라 우리는 러시아 사업을 적극적으로 정리하고 있다"며 "러시아에서 어떤 신규 사업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JP모간은 러시아에서 기업금융과 투자금융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을 두고 있다. 이 조직 규모는 2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서방의 경제 제재와 다국적 기업의 철수에 직면한 러시아는 '비상'이 걸렸다.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고, 각종 제품의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러시아 정부는 올해 말까지 200여개 제품의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대상 품목은 의료장비 농기계 철도차량 터빈 등이다. 러시아 정부는 "자국 시장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오는 8월 31일까지 유라시아경제연합(카자흐스탄 벨라루스 키르기스스탄 아르메니아 러시아)에 대한 곡물 수출을 일시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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