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담는 용기도 '재활용 페트'로 만든다

입력 2022-03-14 17:07   수정 2022-03-15 01:07

국내 식품 업체들이 재활용 페트(PET)를 사용한 플라스틱 용기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정부가 식품 용기에 활용할 수 있는 재활용 페트 범위를 확대하면서 생긴 변화다. 포장재로만 사용했던 재활용 소재를 식품 용기로 활용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삼다수, 재활용 페트 개발 완료
14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최근 재생 페트 용기 개발과 안전성 테스트를 마쳤다. 지난달엔 화학적 재활용 페트병 시제품 2만 병을 홍보용으로 제작해 배포했다. 회사 관계자는 “정부 고시 개정을 통해 식품 용기로 활용할 수 있게 된 물리적 재활용 페트도 함께 사용할 계획”이라며 “생산 설비도 갖춘 상태”라고 설명했다.

풀무원도 포장재 등에만 사용하고 있는 재활용 플라스틱을 식품 용기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물리적 재활용 페트의 안전성을 테스트한 후 언제, 어떤 제품에 활용할지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지난달 24일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해 식품 용기로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식품 용기 재생원료 기준’을 확정해 고시했다. 물리적 재활용 페트는 폐플라스틱 회수, 색상 선별, 파쇄, 세척, 건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재생 원료 플레이크에 열을 가해 생산한 제품이다. 플라스틱의 화학적 구조를 바꾸지 않기 때문에 생산 공정이 비교적 단순하다. 물리적 재활용 방식으로 제작한 페트병 제품의 생산 단가는 일반 페트병 제품의 1.5배 수준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물리적 재활용 페트를 식품 용기로 사용하는 것을 막아왔다. 재활용할 수 있는 소재가 제한적이고, 플라스틱에 묻은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작업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수를 담은 투명 페트병의 수거가 원활하게 이뤄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품질 면에선 화학적 재활용 페트가 한 수 위지만 초기 투자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며 “재활용 식품 용기의 보급을 위해 물리적 재활용을 허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재생 페트 의무화
해외 기업은 이미 재생 플라스틱을 식품 용기나 음료병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2030년까지 모든 포장재에 재생 원료를 50% 이상 사용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코카콜라의 라이벌인 펩시코도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포장재에 재생 원료를 절반까지 사용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글로벌 식품 제조기업 네슬레도 2023년까지 재생 페트 사용량을 기존보다 50% 이상 늘리기로 했다.

유럽이나 미국처럼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을 의무화한 곳도 있다. 유럽연합(EU)은 2025년까지 음료병 생산 시 재생 원료를 25% 이상 사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을 마련했다. 2030년에는 이 비중을 30%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도 올해부터 음료병 생산 때 재생 원료 사용을 의무화하고, 2030년에는 재생 원료를 50% 이상 쓰도록 규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유엔이 플라스틱 재활용과 관련한 국제 협약 마련에 착수하면서 재생 플라스틱 사용을 의무화하는 나라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유엔 회원국은 지난 2일 폐막한 환경총회에서 2024년까지 플라스틱 재활용 등 순환 경제와 관련한 국제 협약을 마련한다는 데 합의했다. 정부 간 협상위원회를 구성해 올해 구체적인 조항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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