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가 일본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시장 공략을 본격 시작한다. 아세안 10개국의 대표 역할을 하는 국가이자 인구 기준 세계 4위(약 2억8000만 명) 국가인 인도네시아에 세운 완성차 생산기지를 통해서다. 현대차는 아세안 시장을 미래 성장 동력 중 하나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이 공장은 엔진, 의장, 도장, 프레스, 차체, 모빌리티 이노베이션 센터 등을 모두 갖추고 있다. 아세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 차종의 준비부터 생산, 판매까지 담당할 수 있다. 공장은 수도 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약 40㎞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동남아시아 해운 중심지인 탄중 프리오크와 거리도 약 60㎞에 불과하다. 인도네시아 내 판매는 물론 아세안 다른 국가로 수출하기도 좋은 위치라는 게 현대차 설명이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는 다양한 친환경 공법이 적용됐다. 태양광 발전 설비로 공장 전력 일부를 생산하는 게 대표적이다. 수용성 도장 공법을 활용해 휘발성유기화합물 발생을 최소화했고, 대기오염 발생을 줄이기 위한 대기오염 저감 설비도 설치했다.
현대차는 지난 1월부터 이 공장에서 크레타(해외 시장 전용 모델)를 생산하고 있다. 이날부터 전용 플랫폼 전기차인 아이오닉 5 양산에 들어갔다. 올 상반기에는 싼타페를, 하반기엔 아세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 차종인 소형 다목적차량(MPV)을 생산할 계획이다. 소형 MPV의 이름은 스타게이저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최근 전기차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회사가 현지 부품 및 인력을 활용해 현지화율 조건을 만족하면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 부품 수입 관세 및 사치세(15%) 면제가 대표적이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외 다른 아세안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아세안 국가들은 관세율이 높지만, 아세안자유무역협정(AFTA)에 따라 부품 현지화율이 40% 이상이면 협정 참가국 간 무관세 혜택을 부여한다.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된 현대차 차량을 다른 아세안 국가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다. 아세안 시장은 연 300만 대 규모에 달하지만, 일본 브랜드가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가 이 지역에서 판매량을 늘릴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아세안 인구는 6억 명이 넘는다.
정 회장은 “인도네시아는 현대차 미래 모빌리티 전략의 핵심 거점”이라며 “현대차 공장은 인도네시아 미래 산업의 주요 축을 담당하게 될 전기차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아이오닉 5 양산은 인도네시아 전기차 산업이 발전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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